4월 3일 조선대학교는 의과대학 동문인 박승권 유성 선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 진료과장으로부터 발전기금 1000만 원을 기탁 받았다.
박승권 동문은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본과 1학년 재학시절 가정형편이 곤란하여 학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대학시절 지도교수의 도움으로 학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박승권 동문이 기탁한 장학기금은 의과학분야 인력양성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연구·장학 프로그램에 쓰일 예정이다.
“평생 보은(報恩)하며 살겠습니다.”
박승권 유성 선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 진료과장 수기
제 나이 스물두 살, 의학과(본과) 1학년 당시는 살면서 인생에 대해 가장 깊이 생각한 시기였습니다. 불행은 겹쳐온다는 말처럼 어려워진 가정형편, 성적에 대한 압박감 등 안 좋은 일들이 한꺼번에 밀려와 절 괴롭힐 때였죠. 마치 세상이 “이래도 버틸 수 있겠어?”라면서 절 밀어내는 느낌이었습니다.
도저히 이겨낼 수 없는 시련이었고 휴학계를 내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짐도 다 싸 놨던 찰나였습니다. 교수님 한 분이 주변 교수님들과 함께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제게 건냈습니다. ‘휴학만은 재고하라’는 말씀과 함께 ‘지금 받은 도움은 훗날 남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되면 그 때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답하면 좋겠다’고 편지도 쓰셨습니다. 교수님의 은혜로 조금이나마 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휘청거리던 저를 ‘큰 사람’이 받쳐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매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세상은 언제나 견뎌낼 수 있는 만큼의 시련만 준다’는 말이 어쩌면 진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선대학교를 졸업한 지 올해 10년이 되었고, 현재 의사이자 사랑스러운 두 딸의 아빠로 살고 있습니다. 교수님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의사가 된 것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교 발전기금 기탁의 뜻을 보일 때마다 주변에서는 ‘열심히 더 모으고 더 크게 성공해서 하라’고 말했지만 도움을 주셨던 교수님들이 모두 현직에 계실 때 마음을 표하고 싶었습니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일을 실천하고 나니 지금은 정말 뿌듯합니다.
제 전공은 직업환경의학과입니다. 산재를 입은 분들을 뵙고 치료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산재사망률 1위이며 가장 장시간 일하는 나라입니다. 상상하기도 힘든 수준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시절 교수님의 말씀처럼, 그분들에게 제가 받았던 따뜻한 손길을 베풀면서 살고 싶어요.
저는 대학시절 다소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즐거웠던 추억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학과 대표, 학생회 활동도 했었고, 동아리 생활도 열심히 했어요.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대학시절은 아주 소중한 시간입니다. 후배들이 대학생으로서 해 볼 수 있는 것을 충분히 경험하여 인생에 남을 좋은 추억을 많이 쌓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