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가 확 달라졌다. 구성원 간 불협화음이 줄어들고 흔들리던 리더십은 안정을 되찾았다. 만개한 장미정원의 꽃송이들만큼이나 평온하고 화사한 모습이다. 끝이 없을 것만 같던 깜깜한 터널을 지나서인지 변화된 교정의 모습은 더욱 선명하다.
조선대는 지난해 극심한 부침에 시달리면서도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2019 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최고 인기종목인 ‘하이다이빙’ 경기장을 차질 없이 운영하면서 조선대의 존재를 지구촌 방방곡곡에 알렸고, 제100회 전국체전에서는 금메달 5개, 은메달 6개, 동메달 9개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달성했다. 지난 2017년 호남권 대학 최초로 인공위성을 개발해 발사했고, 이후 대학 내 연구팀 2곳이 또다른 인공위성을 개발하는 등 우주·항공 분야 중심 대학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국책·외부 연구비 유치에서 호남 사립대학 중 1위를 차지했고,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은 한국인 표준 뇌 지도를 활용한 치매예측기술 의료기기의 허가를 획득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또 e스포츠 상설경기장을 유치하고, 조선대 민주평화연구원이 5월 항쟁의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복원 기본계획수립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지난 4월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5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학부 출신으로 서삼석(행정학과, 영암·무안·신안), 이형석(법학과, 광주 북구을), 윤영덕(정치외교학과, 광주 동남갑) 의원과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한 이병훈(광주 동남을), 정책대학원 초빙객원교수였던 양향자(광주 서구을) 의원이 국회에 진출했다.
이번 주 교육부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13년 연속 선정된 것도 반가운 소식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시행 초기 약간의 차질이 있었지만 교수와 학생, 교직원 등 대학 구성원 모두의 헌신과 노력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아픔을 딛고 일어선 조선대는 이제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
민영돈 총장은 취임사에서 대학이 그간 겪은 어려움과 갈등을 깨끗이 털어내고 ‘조선대의 백년대계’ 수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미래형 인재 양성을 위한 학생 중심 교육혁신 △자율에 기반을 둔 특성화와 지역사회 연계를 위한 산학혁신 △학생 중심의 행정과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경영혁신을 약속했다.
필자는 여기에 한 가지 더 보태고 싶다. 74년 전 정부가 수립되기도 전에 호남인 7만 2000여 명이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건립한 대한민국 최초의 민립대학으로서 그 책임을 잊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25만여 명의 동문을 배출한 조선대는 빛고을 광주의 상징이자 대한민국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민립대학의 가치는 대학 입구에 세워진 조형물에서 드러난다. 이 조형물 사방의 기둥은 호남인들이 뜻을 모아 학교를 세웠던 숭고한 설립 정신의 역동적 표현이며, 서로 이어지는 보들은 다양한 분야의 학문이 통합적으로 발전해가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이 기둥 윗면 높은 곳에서 합쳐지는 것은 조선대 구성원들의 화합과 평화를 상징하고, 나아가 세계로 웅비하여 인류 번영의 기상을 함축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조선대가 단순한 배움터를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더 나아가 국가와 세계 발전에 기여하는 ‘더 큰 대학’ 조선대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