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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교 74주년 기념 공모전 대상 > 사랑하는 딸아, 힘들 땐 찬란했던 대학 생활을 생각하렴
총관리자
2020-10-28
705
개교 74주년 기념 소/식/지/콘/텐/츠/공/모/전 그 시절 조선대학교 이야기
개교 74주년 기념
소/식/지/콘/텐/츠/공/모/전
그 시절 조선대학교 이야기
대상작
사랑하는 딸아,
힘들 땐 찬란했던 대학 생활을 생각하렴
83학번 장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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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네가 조선대학교에 입학한 지 4년이 지나 벌써 졸업반이 되었구나.
네가 조선대학교의 원하는 과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아빠는 참 기뻤다.
너의 노력의 성과가 자랑스러웠고 나의 삶과 추억, 웃음과 눈물이 묻어있는 학교에
너의 새로운 생활과 추억이 덧칠해질 생각을 하니 참 설렜단다.
아빠가 학교에 다닐 때는 투쟁의 연속이었다.
정권탄압에 맞서 시위하고 출정가를 부르며 도청으로 나가기도 했지.
그때에는 조대 정문 앞에 철도가 있었는데 철로를 점거하고 투쟁을 할 때도 있었다.
그러면 학교 안으로 군인들이 들어와 최루탄을 터트려 본관의 모습이 연기로 가릴 때도 있었지.
하지만 우리는 멈추지 않았다.
우리는 학문을 배우는 학생들이자 한 나라의 지식인으로서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고 독재를 비판했다.
이때 우리의 항쟁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역사라고 할 수 있지.
이때 교수님들 또한 우리를 지지해 주셨단다. 4학년 때는 시험 대신 리포트로 기말고사를 대체해 주시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시절 대학교가 자욱한 연기와 최루탄 가스로만 가득 찬 것은 아니란다.
그 시절의 조선대학교는 정말 상아탑이었다.
학문과 진실을 추구하는곳이었고 낭만과 추억이 가득했지. 지금의 대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1학년 때부터 취직을 준비하고 자격증을 따느라 쉴 틈 없는 너를 볼 때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쓰러웠다.
대학생으로서 낭만을 즐기고 이때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더 누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하지만 아빠도 대학생의 낭만만 즐긴 것은 아니다!
도서관에 다니며 공부도 열심히 하였지. 지금의 학생회관 자리 있지? 그곳이 나 때에는 도서관이었단다.
시험 기간이 되면 항상 도서관에 아침 일찍 가서 자리를 잡고 공부를 했어.
그 때에는 정독서실이라고 해서 한 달에 한 번씩 추첨해서 고정된 자리를 주는 방이 따로 있었단다.
그때 독서실 장이 내 친구여서 한자리를 슬쩍 준 적이 있었지.
그 한 자리를 위해 먹을것을 얼마나 사 바쳤는지 모른다. 혹시 도서관 철새들이 아직도 있니?
평상시엔 도서관이 비어 있다가 시험기간만 되면 꽉 차는데
시험 기간 때만 왔다가 끝나면 가는 사람들을 도서관 철새라고 했단다.
설마 지금도 철새들이 시험기간을 가득 채우진 않겠지?
이처럼 아빠의 대학 생활은 항상 열정 넘쳤고 세상을 향한 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단다.
그때의 내 모습과 지금 너의 모습이 다르지 않구나.
딸아, 네 모습을 볼 때면 항상 활기가 넘치고 쑥쑥 자라고 있는 어린 새싹 같다.
조선대학교에서 지식을 습득하고 경험을 쌓으며 잘 자라고 있는 것이 처음 입학했을 때와 달라진 너로 증명하는구나.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면 거친 비바람과 차가운 눈보라를 맞으며 시련을 겪어나가겠지.
그런 인생의 고난이 있을 때 너의 대학 생활을 떠올리렴.
꿈 많고 열정적이고 모든 것을 사랑했던 대학 시절을 떠올리면 다시 일어날 힘을 얻을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졸업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찬란했던 대학 생활을 추억하며 초심을 잃지않고 살아가고 있다.
힘들 땐 언제든지 말하렴. “파도건 눈보라건 함께 박차 해치우자.”
아빠가 항상 너의곁에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