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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환영하지 않는 곳
총관리자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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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와 이웃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어른들의 배려 속에서 자랐고 어른이 됐다.
공공장소에서 공공장소 예절을 배웠고, 식당에서 식당 예절을 배웠다.
그런데 지금의 사회는 그렇지 않다.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시끄럽게 우는 것은 당연하다.
아직 덜 배웠기 때문이다.
그런 자연스러운 현상이 다른 손님들에게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아이를 거부하는 것은 아동의 인권을 침해하는 문제일 수 있다.
아이들이 시끄럽게 뛰어다녀서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만, 그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아이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서 배제하는 것은 분명한 혐오의 문제이다.
또한, 오늘날 신문이나 뉴스만 봐도 가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주 소비자 층은 아이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노키즈존의 ‘키즈’ 대신 ‘노인’, ‘여자’, ‘남자’를 넣으면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될 것인데 왜 노키즈존은 찬성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우리는 노키즈존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시끄럽게 한다는 이유로 노키즈존을 찬성하는 것이라면 애초에 ‘뛰어다니지 않기’, ‘시끄럽게 하지 않기’를 명시해 두면 된다. 또한, 아이들이 아닌 그들의 부모에게 주의를 주고 올바른 지도를 하게 하는 것이 맞는 방법이다.
노키즈존은 결국 어른들의 문화와 공간에 아이들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비롯해 지난 몇 년간 아동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 크게 흥할 때, 아이를 차별하고 배척하는 노키즈존 역시 늘어났다.
우리는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즐기면서 불평불만을 말하지 않는 아이들을 사회에서 책임지지 않고 배척하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어린이를 거부하고 배려하지 않는 나라에서 어린이를 낳아 키우라고 하는데, 어린이를 환영하지 않는 곳에 어린이가 찾아올까?
아이들은 영원히 아이가 아니다.
그들은 어른이 되고, 기성세대가 된다.
노키즈존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중노년층에 대한 관용과 배려를 바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