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기획] 청년을 위한 지역 만들어야 ‘지방 소멸’ 막을 수 있어
조대신문
2022-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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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위한 지역 만들어야 ‘지방 소멸’ 막을 수 있어
어느덧 필수 불가결 된 수도권 살이
-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지방 소멸’ 우려
- 전공 살려 취직, 창업 어렵고 정주 환경 미비로 지역 떠나
- 정부가 아닌 청년이 추구하는 지역 만들기 위해 지원, 정책 늘려야 할 때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인해 ‘지방 소멸’이 우려되는 지역이 더러 생겨나고 있다. 국가는 매년 다양한 정책을 내세우며 지방 소멸을 막아보려 하지만, 그 노력이 무상하게 청년들은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다.

▲작년 10월 행정안전부는 인구감소 위기에 대응하고자 89개 지역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다.
지방에 살고 있거나 살기를 희망하는 청년들은 흔히 말하는 ‘서울살이’를 경험해보고 싶어서 수도권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다. 지방에는 원하는 직종의 일자리가 없어서, 그리고 교통이 불편하고 편의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으며 교육 및 의료 기관조차 열악한 정주(定住) 환경 미비로 인해서 이들은 지방에서 살기를 회피하고 있다.
전공 살리기 어려운 지방 살이
지방에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가 없다. 다양한 직종이 분포돼있는 수도권과는 다르게 지역에는 청년들이 희망하는 직종의 일자리가 없다.
우리 대학 법사회대학에 재학 중인 ㄱ 학우는 “전공을 살려 마케팅, 영상 쪽의 일을 해보고자 했지만, 막상 찾아보니 만족할 만한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며 “마케팅, 영상 분야로 밥 벌어먹고살려면 무조건 수도권으로 향해야 한다고 우스갯소리처럼 말하곤 했는데 현실로 맞닥뜨리니 암담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지방에는 다양한 일자리가 보장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지방에 남아 살고 싶은 청년들 일지라도 본인들이 희망하는 직종의 일자리가 존재하지 않아 등 떠밀리듯 수도권으로 향하곤 한다.
지난달 10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지역 일자리 현황 및 향후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전국 사업체 일자리 창출률이 2016년 이후로 하락하면서, 고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에서 2016년 이후 일자리 창출률이 하락세를 나타냄에 따라 일자리 창출률과 소멸률의 차인 순증가율이 하락하면서 일자리 창출의 역동성이 위축되고 있다.
수도권은 일자리 창출 하락 폭이 최근 확대되며 순증가율이 2019년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비수도권의 경우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으로 마이너스 순증가율(▲0.4%, ▲0.6%, ▲0.1%)을 나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보고서는 “비수도권의 제조업 고용시장 악화가 수도권과 비교해 더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창업으로 눈길 돌린 청년들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은 지역에서 살아가기 위해 직접 창업에 뛰어드는 경우도 많아졌다.
지난달 23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발표한 ‘창업기업 동향’에 따르면 전체 창업은 전년 대비 4.5% 감소했지만, 2020년도 소득세법 개정(연 2천만 원 이하 주택임대 소득자 사업자 등록 의무화) 시행에 따라 사업자등록이 급증한 부동산 산업을 제외할 경우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창업은 4.3%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온라인·비대면화로 인해 정보통신업이 24% 증가, 전문과학기술업이 19.7% 증가해 창업이 크게 성장하며 기술기반업종창업(기술창업)이 역대 최초로 23만 개를 돌파했다.
지난 2017년 중기부 출범 이후 정부는 연간 6천억 원 수준의 창업지원 예산 규모를 꾸준히 증액해 작년에는 2017년 대비 약 2배 이상 증액된 1.4조 원을 집행했다. 또한, 2017년 기준 2.4조 원 수준의 벤처투자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역대 최고치인 7.7조 원을 달성했다.
이는 그간 정부의 중소기업 연구개발 지원 확대도 창업 기업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창업을 준비하는 일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대학 졸업생이자 청년 창업가 ㄴ 씨는 “창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아이템 발굴과 자금조달이다”며 “정부 지원이 늘었지만, 창업에 뛰어든 청년들도 그만큼 많아져 아이템 찾기와 자금조달이 여전히 힘든 상태”임을 언급했다.
비수도권에서 청년들이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창업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비수도권 청년 창업가들을 위해 실효성 있는 정책과 지원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심각한 정주 환경 미비
가령 본인이 희망하는 직종의 일자리를 찾았거나 창업에 뛰어들었다고 해도 지역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각종 문제에 시달린다. 배차 간격이 길고 운영 시간이 짧아 불편한 교통을 시작으로 필요한 물건을 팔지 않고 영업시간마저 짧은 마트, 아픈 곳이 있어도 차를 타고 오랜 시간이 지나야 도착하는 병원,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양육 시설까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유행어인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라는 말이 어색할 만큼 정주 환경 미비로 인한 문제가 심각한 상태다.
우리 대학 공과대학에 재학 중은 ㄷ 학우는 “대학 졸업 후 지역에서 살아가기를 희망하지만, 내가 사는 곳 주변에는 그 흔한 독서실과 프랜차이즈 음식점조차 없다”며 “미래를 생각해본다고 해도 자기 승용차가 없으면 생활하기 어려운 교통편과 부족한 교육 시설과 의료기관을 비롯한 편의 시설 등이 부족한 상황에 막막하기만 하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문화 시설이 마땅치 않은 점도 아쉽다. 공연, 전시, 행사 등 각종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해 수도권으로 마음이 쏠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중소 도시나 군 단위 지역의 정주 환경 미비는 늘 떠오르는 문제 중 하나였다. 적게는 40분에서 길게는 2시간 정도의 대중교통 배차 문제를 비롯해 독서실, 카페 등 청년들에게 필요한 편의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점, 등원 버스가 다니지 않는 어린이집, 주변에 있는 약국 문조차 닫아 차를 타고 오랜 시간 달려야 도착하는 의료기관 등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곳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열악한 정주 환경 덕에 청년들은 지역에서 살기를 회피한다.
지역에서는 문화 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공연 및 전시 등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문화생활을 즐길 곳이 마땅치 않아 비수도권 청년들은 아쉬움을 내비친다.
지역을 떠나는 청년들을 붙잡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꾸준했음에도 결과는 미약하기만 하다. 청년들이 추구하는 지역과는 다른 정부의 노력 덕택일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청년을 위한 지역이 없다. 청년이 원하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지역에서 청년을 붙잡아두려는 것은 어떻게보면 욕심이라고 볼 수 있다.
등 떠밀 듯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청년들을 위해서는,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가 추구하는 모습이 아닌 청년들이 원하는 지역의 모습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청년들이 살아갈 수 있는, 살아가고 싶어지는 지역으로 만드는 게 핵심이다. 정부의 지원으로 지역 고유의 특색과 청년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만나 상생한다면, 지역 가치를 높이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일어 지방 소멸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상아 기자
jivory995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