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우리의 일상이 그들에겐 도전이고 두려움이다

조대신문

202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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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이 그들에겐 도전이고 두려움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지난달 21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과 3호선 경복궁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타기’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20년째 관련 시위를 이어오고 있지만,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의 이동권이 아직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며 절규하고 있다. 20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 시위는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우리가 쉽게 이용하는 버스만 봐도, 저상버스는 일반버스보다 현저히 그 수가 적다. 버스에서 하차할 때 계단이 높아서 비장애인인 나도 철퍽 뛰어내리고,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노인분들 역시 힘겹게 하차하신다. 그런데 장애인은 어떨까?

전장연의 시위가 알려지면서 가장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비장애인의 교통 지체였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시위 때문에 지각하거나 중요한 약속에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휠체어 장애인의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해 목적지까지 제시간에 도달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 일반버스를 타고 내리기 어려운 휠체어 장애인의 경우 저상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지난 2019년 기준 전국 저상버스 도입률은 26.5%에 그친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대부분이 보급률 30% 미만을 밑도는 수준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그들에겐 당연하지 않다는 뜻이다.

당장 우리 대학만 봐도 본관으로 가기 위해선 108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나는 108개의 계단을 오르는 것이 힘들어 교내 셔틀버스를 이용하는데, 그 셔틀버스 역시 저상버스가 아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본관에 올라 수업을 듣는 것일까.

이동권 침해는 장애인의 다른 권리 또한 침해한다. 장애인들이 이동권 보장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단순히 이동의 편의성 때문만이 아니다. 이동권 제약으로 인해 다른 기본권 역시 침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으로 원활히 이동할 수 없는 장애인들은 교육을 받을 권리나 아플 때 병원에 가서 치료받을 권리 또한 제대로 누릴 수 없다.

우리는 언제 어떤 사고로 시력을 잃거나 다리를 잃게 될지 모른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들을 존중하지 않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오늘 하루 10분 지각할 위기에 처한 자신만 생각한다. 그들은 20년간 자신의 이동권 보장을 주장했다.

그들을 특수 상황으로 치부해 혜택을 주자는 얘기가 아니다. 내가 쉽게 돌아다닐 수 있는 것처럼 그들도 공평하게 이동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에겐 그들이 휠체어를 타고 문을 통과할 수 있게 잠시 기다려주는 일이, 휠체어를 밀어주는 일이, 문을 잡아주는 일이 배려 혹은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그들에겐 생존이 달린 일이고 삶에 걸친 문제다. 남을 돕는 일이 위선으로 느껴지고, 남을 돕자고 말하는 글이 가식적이라고 느껴진다면 가식이라도 떨어보자는 얘기다.

20년 동안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외칠 때 누가 그편에 서서 얘기를 들어주었나. 내가 사는 사회는 어찌 보면 폭력적으로, 비장애인들에게 떼쓰듯이 말해야만 들어주고, 심지어는 그마저도 비난하는 사회라는 것인가. 시위를 벌인 사람들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시위가 일어나게 된 원인에 대해 찾아보고,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자. 우리는 그들을 모른다. 하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나와 다르다고 모른 채 살아갈 순 없다.

정민주 기자

miinjuu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