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이’가 뭐길래
조대신문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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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이’가 뭐길래
‘금쪽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케이블 방송 ‘채널A’에서는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이하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TV 프로그램을 방영 중이다.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는 아동을 ‘금쪽이’라고 칭하며 그 가족들의 영상을 시청하고 정신건강의학과 박사 오은영이 그에 맞는 육아법을 제시한다.
최근, 이 방송의 여파로 MZ세대는 ‘금쪽이’를 일종의 유행어로 자신 혹은 지인들에게 붙여 별명처럼 사용하고 있다. ‘금쪽’ 시리즈의 클립 영상들은 유튜브에서 유의미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개인이 운영하는 SNS을 통해 삽시간에 퍼지고 있다. 또한, ‘금쪽’ 시리즈를 시작으로 심리관련 TV프로그램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일지, 상담심리학과 오현진 교수와 이야기 나눴다. <금쪽같은 내 새끼>의 명(明)과 암(暗), 함께 살아가는 시대에 우리가 갖춰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금쪽같은 내 새끼>의 포스터 모습 (출처: 채널A)
‘금쪽이’에 열광하는 어른들
그들이 이토록 ‘금쪽이’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어린 시절 특정한 결핍을 지닌 채로 성인이 돼 버린 어른들이 유년 시절 채워지지 않았던 내면의 결핍과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일 수 있다. 혹은, 코로나19가 지속됨에 따라 지치고 힘든 현실 속에서 어른도 아이들처럼 마음의 병에 대한 이해와 위로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이에 우리 대학 오현진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오랫동안 병원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TV 프로그램에 나오는 아동의 상황들이 낯설지 않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육아에 관한 공부를 통해, 혹은 주변의 상황들을 통해서 다양한 아동의 상황을 경험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고, 겪지 않은 일들, 생소한 일들이 TV에 나오면서 이슈가 되듯이 20대의 젊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적은 심리 장애라는 키워드가 관심을 끌었을 것이다. 주변에 치료받는 사람이 있더라도 정신과 심리 관련된 구체적인 용어들은 생소할 것.”이라며 ‘금쪽이’ 열풍의 이유를 예측했다.
이어서 “아동의 문제를 ▲부모의 태도 ▲가정의 재정 상황 ▲아이의 행동처럼 겉으로 보이는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아동은 마음의 병 때문에 SOS 신호를 보내는 것인데, 외부의 시선이 부모의 탓으로 향하는 것이다. 이처럼, 아이의 마음 상태와 여러 부분을 복합적으로 보고 아이와 부모만의 문제가 아닌 다른 부분을 볼 수 있는 경험이 흔치 않았기에 젊은 층이 더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10~20년 전에 비해 심리적인 원인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한 탓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금쪽같은 내 새끼>의 마스코트인 코끼리 캐릭터 (출처: SBS)
‘금쪽이’의 명(明)
<금쪽같은 내 새끼>의 순기능은 무엇일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신의 상황에 대입해보며 스스로 내면을 치유하거나, 자신의 상태를 되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기능을 기대해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주변 사람들에게 대입해 시청할 경우, 상대를 이해하는 폭과 시야가 확장될 수 있다. 심리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이 ‘정신병’이나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감기’와 같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생길 수 있는 증상으로 변화한다면, 심리적인 문제를 숨기지 않고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ADHD ▲아스퍼거 증후군 ▲소아 우울증을 겪는 아동들이 방영돼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ADHD를 앓고 있는 유명연예인 아들의 출연은 세간의 관심이었다. 이는 ADHD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으로 이어졌으며 ADHD 관련 영상과 글이 다수 만들어지고 공유됐다. 이 여파로, 자신의 의욕 부족과 게으름으로 야기됐다고 생각했던 상황들이 심리·정신과적인 문제였음을 알게 돼 상담 받거나 상담을 권했다는 사연들이 심심치 않게 나타났다.
이는 비교적 생소한 소아 정신과적인 문제를 친숙하게 다룸으로써 병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끌어낸 것이다.
‘금쪽이’의 암(暗)
물론, <금쪽같은 내 새끼>가 밝은 면만을 지닌 것은 아니다. 아동의 영상들이 유튜브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개인이 운영하는 SNS에서 짧게 편집돼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해당 방송국의 유튜브 채널 댓글 창은 닫혀있지만, 방송사의 저작물을 2차 가공해 개인 SNS에 올리는 경우가 만연하다. 이는 왜곡된 영상이 유포됨으로써 방송사에는 저작권의 피해가, 일반인인 부모와 아이에게는 초상권 문제와 정신적인 상처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가공된 영상의 단편적인 모습을 보고 심한 악플을 다는 경우도 많아 법적·윤리적인 검토와 시청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방송 출연은 대체적으로 아이가 아닌 부모의 선택으로 결정된다. 이는 <금쪽같은 내 새끼> 뿐 아니라,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아동이 출연하는 관찰 예능 대부분이 그렇다. TV에 방영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 아동이 성장 후에 시청했을 때, 자신의 삶이 침해되거나 자신을 오락거리로 만들었다고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시청자와 제작자 모두 ‘아동권리’에 대해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인스타그램에 ‘#금쪽같은내새끼’를 검색한 결과 약 9.6만개의 게시물을 볼 수 있었다. 이들 중 다수는 개인 SNS에 영상을 2차 가공해 릴스 형식으로 올라온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 우리가 지녀야 할 태도는?
오현진 교수는 학우들에게 “사람은 굉장히 다양하다. 마음에 병이 있는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마찬가지로 돌발행동을 하거나,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할 때, “왜 저렇게밖에 못 해?, 왜 저러는 거야?” 하는 시선을 보내게 된다.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나와는 다른,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그 상대에게 관심을 끊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이 지속되면 인간은 고립된다.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사회다. 그런데, 한 번쯤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만으로 다른 사람을 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음을 인정하고 그 폭이 넓어진다면 본인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한 구성원으로서 훨씬 더 유연하고 융통성 있게 같이 함께하는 법을 배워나갈 수 있다. 물론 전문가가 아닌 학생들의 입장에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이유가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해보는 그런 태도가 지금 시대에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전했다.
‘금쪽이’ 열풍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잠시 스쳐 가는 문화일 수 있다. 하지만, 아동들에게 영향을 행사할지도 모르는 문화임에 시청하고 이를 밈으로 활용하는 데 있어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박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