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 작은 행동의 차이

조대신문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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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행동의 차이


중간고사가 끝나고 시간여행과 관련한 영국 드라마를 보던 중 로자 파크스의 이야기가 담긴 에피소드를 보게 됐다. 바로 1950년대 미국에서 흑인과 백인을 분리하며 차별했던 시기에 있었던 역사적인 순간의 이야기다. 당시 미국의 몽고메리라는 지역에서는 완벽하게 흑인과 백인의 영역이 분리돼 있었다. 

 그중 버스에서 역사적인 순간이 일어나는데 당시 흑인은 버스를 앞 문에서 돈을 내고 뒷문으로 타야 했으며, 백인 전용 좌석에는 앉을 수 없었고, 그 와중에 백인이 오면 자리를 비켜주어야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로자 파크스는 가득 찬 버스에서 흑인 전용 좌석에 앉아있었음에도 백인이 오자 자리를 비켜달라는 버스 기사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 체포된다. 이 사건에 대해 흑인들은 분노했고, 걸어서 출퇴근하는 일명 ‘몽고메리 버스 승차 거부 운동’이 일어났다. 이 사건이 아니었다면 마틴 루터 킹 목사도, 버락 오바마라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도 탄생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로자 파크스가 작은 행동을 펼치기까지 정말 여러 작용들이 함께 어울려 반응했다. 만약 그녀가 그때 버스를 타지 않았다면, 그녀가 탄 버스에 사람이 가득하지 않았다 면, 그녀가 탄 버스를 몬 버스 기사가 엄청난 백인우월주의에 사로잡혀 그녀에게 비키라고 지시하지 않았더라면 등 이런 하나하나의 요소들이 모두 있었기에 큰 물결로 이어져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할로윈 을 앞둔 시기에 이태원에서 비극적인 사건을 맞이했다. 이 또한 여러 요소들이 존재했겠지만 한 사람, 또는 집단 의 작은 행동으로 인해 벌어진 참사라고 할 수 있다. 현장에 있던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누군가가 “밀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만약 그 많은 인파 속에서 사람들이 밀리지 않았다면 이 비극적인 사건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로자 파크스와 이번 이태원 참사 모두 평범한 사람의 작은 행동으로 시작된 일이지만 두 사건은 정말 극과 극으로 다른 결과를 낳았다. 한쪽은 인권의 구원자가, 다른 한쪽은 무고한 청춘들을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가 된 것처럼.


박보경 기자 

ppbo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