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기획] 기후 위기와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조대신문
20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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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와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온실가스 배출량 올해 수준으로 배출되면 9년 안에 마지노선인 1.5°C 이상 상승할 것

▲광주광역시의 안전 안내 문자, 제한 급수 위기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기후 문제
요즘 물이 부족하다는 재난 문자가 자주 보인다. 광주·전남지역에 유례없는 가을 가뭄이 이어지면서 주요 식수원인 주암댐과 동북댐이 바닥을 드러낸 것이다. 가뭄이 계속되면 내년 3~5월이면 완전히 고갈돼 단수 위기를 맞이할 만큼 광주·전남에서 이는 정말 심각한 문제다. 이와 반대로 경북·강원지역에서는 때아닌 폭우로 침수와 고립 등의 사고가 잇따랐다. 이런 극단적인 기후로 인한 피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여름 5백 년 만의 최악의 가뭄과 폭염이 찾아 온 유럽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WHO 추산 최소 1만 5,000명이 숨졌고, 가뭄으로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이 멈추면서 전기세 폭등 등 많은 피해를 봤다. 또 중국 남부지역에서는 여름부터 시작된 가뭄이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어 저수지에서 물을 훔쳐 가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반면에 파키스탄은 연간 평균 강수량의 2~3배에 달하는 큰비가 내려 대홍수가 발생해 국토의 3분의 1일 잠기고, 3,3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WMO(세계기상기구)가 작년에 발간한 ‘기후 서비스 현황’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홍수는 과거 20년보다 134% 더 자주 발생하고, 가뭄 빈도와 기간은 29% 증가했다. 기후 위기는 폭염·가뭄·홍수 등 의 형태로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마지노선 1.5°C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년대)보다 1.5°C 이상 오른다면 지구에 큰 기후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1.5°C는 지속 가능한 지구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사수해야 하는 마지노선이다. 하지만 이 마지노선을 넘는 것이 곧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WMO가 발표한 ‘전 지구 기후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1.11°C 올랐다. 4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구의 평균 온도가 1.5°C 이상 높아지는 시기를 2030~2052년으로 봤으나 그 시기가 10년 앞당겨졌다. UN 기후변화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초에는 1.5°C를 찍게 된다고 전해진다.
지구 온도의 상승의 주범은 온실가스다.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CP)에 따르면 지구의 온도를 1.5°C 이하로 유지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 여분은 3,800억 톤이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매년 약 14억 톤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세계 각국이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행한다 하더라도 이번 세기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4~2.6°C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이 약속한 이행계획대로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지더라도 1.5°C 목표 달성은 어렵다는 것이다.
1.5°C 이상 상승하면 어떻게 될까? 결과 는 참혹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호주 국립기후복원 연구소 연구팀의 보고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 온도가 1.5°C 이상 올라갈 경우 생물종의 20%가 순식간에 멸종될 수 있다.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팀에서는 세계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적도 인근 지방의 인간 생존 한계온도가 치솟아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달,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2주간 COP27가 진행됐다. (사진 출처: KBS)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손실과 피해
올해로 27번째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지난달 7일부터 20일까지 2주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진행됐다. 이번 COP27에서는 크게 두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했다. 첫 번째는 이미 진행된 기후변화로 막대한 ‘손실과 피해’를 보고 있는 기후 취약국에 역사적 배출 책임이 큰 선진국이 어떻게 보상할지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는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과학이 요구하는 온실가스 감축 수준과 세계 각국이 수립한 목표 사이의 큰 격차를 어떻게 줄일지에 관한 것이었다.
특히 ‘손실과 피해’를 놓고 각 국가가 팽팽하게 맞붙었다. ‘손실과 피해’는 기후변화로 인해 빈도와 강도가 늘어난 태풍, 폭염, 가뭄, 홍수 등의 극한 기상 현상과 평균 기온 및 해수면 상승과 같은 점진적인 변화로 야기되는 기후변화의 부정적 측면을 다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동안 선진국들이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해서 기후 위기가 심각해졌기 때문에 별도로 기금을 마련해 손실과 피해에 대한 보상을 적극적으로 하라는 것이 기후 취약국, 즉 개발 도상국의 입장이다. 지금까지 인류가 내뿜은 온실가스의 90% 이상은 산업화를 먼저 시작한 선진국들에게 책임이 있다. 하지만 홍수·가뭄 등 기후재난의 피해는 온실가스를 선진국에 비해 훨씬 덜 배출한 개발도상국들이 더 크게 겪고 있다.
이에 대해 개발도상국들은 이번 당사국 총회에서 손실과 피해 기금 설치에 대한 합의를 이루고자 하는 반면에, 선진국들은 이번 총회에서는 결론을 내기는 어려우니 내년으로 미루고자 하는 입장 차이를 보였다. 다행히 이번 총회에서 어렵사리 합의가 이뤄졌지만 어떤 피해를 어느 시점에서부터 보상할지, 누가 어떤 방식으로 보상금을 부담할지 등 구체적인 기금운용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COP27이 진행되는 동안 시위대가 ‘생존을 위한 1.5°C’라고 쓴 손바닥을 보여주며 지구 온도 1.5° C 상승폭 억제를 외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우리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번 총회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글로벌 기후 정치의 세력화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COP가 1995년 5월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이후 무려 27년이 흘렀음에도 아 직도 COP 회의는 말 잔치에 그치고 있다.
기후 위기는 예측 불가능한 재앙이 아니다. 지구는 오랫동안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를 해왔다. 그리고 이젠 인류에게 남은 시간이 정말 없다.
우리는 이미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1°C 상승한 기후 속에 살고 있으며, 그 결과 더 거세지고 잦아진 기후 현상으로 고통받고 있다.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는 이상 우리는 앞으로 더 큰 기후재난을 맞게 될 것이다.
지구는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곳만 아니다. 지구는 앞으로 살아갈 사람들과 그 이후 세대들도 누려야 할 터전이다. 이러한 터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연을 파괴하는데 일조한 산업혁명으로 막대한 성 장을 이뤄낸 지금의 강대국들이 앞장서 국가 간 조약을 준수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언제까지 말만 하고 행동하지 않을 것인가.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해선 안 된다.
내년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릴 COP28에서는 올해와는 다르게 말에만 그치지 않고 기후변화를 극복할 방안을 제시하길 바란다.
박보경 기자
ppbo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