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부 기획] 재난인문학의 정립

조대신문

202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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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인문학의 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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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권의 재난인문학 총서(출처: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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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인문학연구사업단에서 진행하는 재난인 문학 강좌 포스터


최근 ‘동아시아 재난의 기억, 서사, 치유: 재난인문학의 정립’을 주제로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인문한국플러스(HK+)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재난인문학연구사업단(단장 강희숙, 이하 사업단)이 6권의 재난인문학 총서를 발행했다.

재난인문학연구사업단이란, 2019년 5월 1일부터 2026년 4월 30일까지 한국연구재단에서 우리 대학 인문학연구원에 지원하는 인문한국플러스(HK+) 사업이다. 연구비는 연간 10억 규모로, ‘동아시아 재난의 기억, 서사, 치유-재난인문학의 정립’을 연구 과제(이하 아젠다)로 하고 있어 ‘재난인문학연구사업단’이라 칭한다. 이러한 재난인문학연구사업단이 수행하고 있는 역할과 총서가 발간되기까지의 과정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강희숙 사업단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재난인문학총서를 발행하게 된 계기

6권의 재난인문학총서 발행은 ‘재난인문학의 정립’이라는 연구 목표에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 온 사업단 구성원들의 노력의 산물로서, 3년간에 걸쳐 이루어진 총 20권의 총서 간행을 뒤이은 것이다. 강희숙 사업단장은 연차별로 진행 중인 세부 아젠다 관련 심층적 연구성과를 총서로 간행하고 있다. 총서는 ‘연구총서, 자료총서, 번역총서, 교양총서’ 등 총 네 가지 유형으로, 이를 통해 아젠다 연구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거나 사업단별로 진행되고 있는 연구성과를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강희숙 단장은 재난인문학총서를 발행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또한, 재난인문학연구사업단은 기본적으로 연차별 사업기간 초에 총서 발행 계획을 수립해 간행하고 있다. 총서 발행을 위한 과정으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사업단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자들과 국내외학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협동 연구모임(cluster)를 진행하면서 논문 발표 및 세미나 결과를 책으로 연관 짓는 것이며, 이때 아젠다와의 관련성이 가장 중요하다.


6권의 총서 소개

6권의 총서는 인류가 경험한 다양한 유형의 재난을 인문학적으로 성찰하는 한편, 4차년도 아젠다 세부 목표인 ‘재난에 대한 공동체의 대응’을 주제로 한 것이다. 총서는 연구총서 ‘경계에서 본 재난의 경험’(연구총서 6), ‘국가폭력과 공동체’(연구총서 7), ‘재난 공동체의 사회적 연대와 실천’(연구총서 8), ‘재난 시대의 언어와 담론’(연구총서 9) 등 4권과 번역총서 ‘현장재난인문학의 구축-재난 이후의 지역문화와 피해자의 민속지’(번역총서 6), ‘중국의 재난문화’(번역총서 7) 2권 등 총 6권이다.

경계에서 본 재난의 경험’에는 동일본대 지진과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재난을 경계라는 관점에서 사유한 총 8편의 글을 담았고, ‘국가폭력과 공동체’는 국가의 존재 방식과 폭력의 연관, 폭력의 형태와 공동체의 대응에 관한 철학적 분석과 문학적 접근이 이루어진 7편의 글을 수록했다. ‘재난공동체의 사회적 연대와 실천’은 원폭 피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4.16 세월호참사, 가습기 살균제 참사, 전쟁 난민, 기후 위기, 재난자원 봉사 등 다양한 유형의 재난공동체 간의 연대와 사회적 실천 활동을 다룬 총 8편의 연구논문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재난 시대의 언어와 담론’에서는 코로나19와 기후 위기 관련 언어 사용 및 담론의 양상과 함께 재난 리터러시 교육 등의 주제를 심층적으로 다룬 16편의 논문을 실었다. 총 16편의 기발표 논문 혹은 신규 논문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편찬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간행된 언어학 논문들 가운데 재난인문학의 관점에서 이뤄진 연구여야 한다는 점을 조건으로 구성한 논문들이다.

번역총서 ‘현장재난인문학의 구축-재난 이후의 지역문화와 피해자의 민속지’(번역 총서 6)는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복합 재난의 가장 큰 피해지역인 도호쿠 지방에서 민속예능 및 전통문화를 통한 부흥 및 재건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온 연구자 16명의 현장 조사 및 연구 결과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중국의 재난문화’는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중국의 풍습과 문화라는 현상적 사실이 다양한 유형의 재난에 의해 결정된 것일 수 있다는 ‘재난 결정론’의 존재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총 14장으로 구성된 방대한 분량의 중국의 재난 연구서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번역총서에 관해서 강희숙 사업단장은 우리말다운 번역문 만들기가 가장 어려운 점이라며, 가능한 한 번역 티가 덜 나고 특히 중국어나 일본어에 대응되는 가장 적합한 우리말 어휘와 표현으로 번역을 해내기 위해 노력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재난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

‘재난공동체의 사회적 연대와 실천’, ‘재난시대의 언어와 담론’, ‘중국의 재난문화’ 등 3권의 총서를 간행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한 강희숙 사업단장은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면서 비로소 그 선명성을 분명히 하고 있는 기후 위기를 비롯해 지난해 서울의 한복판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10.29 참사를 경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일상화된 재난의 무게가 우리를 짓누르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재난의 시대를 살아내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재난공동체 구성원들의 사회적 연대와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연대와 실천을 통해 지옥이나 다름없는 재난 한가운데서도 얼마든지 이른바 ‘재난 유토피아’를 꿈꿀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의 ‘재난인문학’이 재난 속에서 인간의 삶과 가치, 인간다움의 의미를 찾는 데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재난에 대응하는 미래를 위해

코로나19, 기후 위기와 같은 재난을 통해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재난의 파괴력과 위험성은 매우 크다. 이러한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자신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이 재난의 시기를 어떻게 살아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성찰, 실천과 행동이 아니고서는 일상화된, 지금의 재난을 극복해 내기 어렵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끝으로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말에, 강희숙 사업단장은 ‘재난인문학’을 인문학의 하위 영역으로 정립하는 일과 함께 ‘재난인문학’을 교육하는 제도 및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부에 연계전공을 개설하거나 대학원에 재난인문학 전공학과를 개설하는 것이 바로 그러한 일이다.

또한, 재난인문학연구사업단에서는 아젠다 관련 연구 활동 외에 별도로 설치 운영 중인 지역 인문학센터를 통해 아젠다의 지역적 확산과 지역민을 위한 인문학 서비스 제공 등을 목표로 인문학 강좌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 중이다.

이처럼 우리 대학 인문학연구원이 재난인문학 연구 및 교육 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한편, 세계적으로도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정하늘 기자

jeongsky110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