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기획] 의대 정원 확대, 무엇이 문제일까?

조대신문

202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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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확대, 무엇이 문제일까?


▲시위 중인 대학생들 (출처 뉴시스)


지난해부터 정부는 2025년도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을 추진하며 지난달 6일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는 것으로 확정했다.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의견을 굽히지 않던 의료계는 끝내 정부와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이내 지난달 20일에는 병원의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는 집단행동이 일어나 의료대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갑작스러운 의대 증원?

2021년 기준 대한민국의 의사 수는 경제 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저 수준이며, 인구 1,000명당 2.6명으로 두 번째로 적다. 한의 사를 제외하면 2.2명으로 OECD 국가 중 최소치이다. 현재 우리나라 의대 정원은 18년째 동결돼 1998년에 제주대 의대가 신설된 이후 27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의대 정원 3,507명이었지만 2000년에 이뤄진 의약 분업 사태(진료와 처방은 의사가 맡고, 약은 약사가 처방하는 의료 역할 분담제도) 이후 감축돼 2006년부터 3,058명으로 쭉 이어져 왔다. 의대 증원에 대한 논의는 지속해서 이어져 왔지만, 항상 지지부진한 상태였고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의대 증원을 추진했지만, 의사들과 의대생들까지 총파업에 나서 중단되고 말았다.


의대 증원이 필요한 이유 

응급의학,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와 같은 필수적인 분야에 의사가 부족하기에 노동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동네병원을 택하거나 소득이 높은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으로 의사들이 몰린다는 것이다. 지난해 70대 노인이 사고를 당해 구급차 로 10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지만, 인근 대형 병원들이 중환자 병상 부족으로 입원 통보를 받고 구급차가 멀리 떨어진 병원으로 이송하다 노인은 결국 심정지로 사망한 사 건이 있었다. 이는 국내 응급의료 체계의 취약성과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응급 의료 체계의 가장 큰 취약점은 배후 진료과 또는 최종 진료과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이고, 수술할 의료진이 병원에 없거나 부족한 실정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119구급차 재이송 현황을 파악한 결과 전체 재이송 31,673건 중 11,684건이 전문의 부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뿐만 아니라 소아청소년과 ‘오픈런’ 현 상도 문제가 되고 있다. 저출산에 코로나19 사태로 개인 방역이 강화되면서 호흡기질환을 앓는 소아 청소년 환자가 줄어들고 문을 닫는 소아청소년과가 늘자, 도미노식으로 예비 전공의들 또한 소아과를 기피하는 분위기를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인구가 수도권으로 몰리 자, 의사 인구도 쏠림 현상이 나타났으며 의료 인력의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악화하는 추세다. 


정부 vs 대한의사협회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2주 간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했고 2025년부터 2030년 6개 학년도에 희망하는 의대 증원 폭의 최소치와 최대치를 제출하도록 했다. 최소 수요는 각 대학이 교원과 교육시설 등 현재 보유한 역량만으로 충분히 양질의 의학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과 바로 증원할 수 있는 규모를 의미하며, 최대 수요는 대학이 추가 교육여건 확보를 전제로 제시한 증원 희망 규모다. 40개 의대는 모두 증원을 원했으며 조사를 토대로 2025년도 증원 규모를 약 2,151명, 최대치로는 2,857명까지 정부는 내세웠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의사의 수급 및 의료서비스의 질이 미치는 영향, 인구구조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 해 종합적으로 신중하게 검토돼야 하고, 반드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입시수혜를 바라는 대학 총장들과 이를 반대하는 의대 학장들 사이의 갈 등을 유발하고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은 숫자 발표로 우리 사회에 혼란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필수 의료 분야나 지역 의료 부족 문제는 의료수가 개선 등으로 해결돼야 하는 문제다”라며 “의대 지원은 2025년도 입 시에 반영한다고 해도 최소 몇 년은 걸리는 일이다. 의대 정원 확대만이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간호사들은 의대 증원에 찬성할까? 

수술에 사망진단까지 일명 ‘PA 간호사’들은 법으로 정해진 의사가 해야 할 일을 간호사가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PA 간호사는 진료 보조 간호사, 의료현장에서 의사 업무를 대리하는 간호사들을 칭하며 미국에서는 정식으로 면허 제도를 운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의료법에서는 비공식적인 역할이다. 대한간호협회에 불법 진료 신고센터에 접수된 사례 중 지난해 3월에는 5일 동안 접수된 것만 해도 12,000건이 넘었으며 불법 진료 행위를 간호사에게 지시한 사람은 대학병원 교수 그리고 전공의가 뒤를 이었다. 불법인 줄 알면서도 의사 대신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의사의 수가 부족하다는 이유가 가장 큰 이유였다. 의사와 간호사의 역할이 불분명해지면서 의사의 수를 늘리려 하는 것에 더욱 목소리를 내는 실정이다. 


의사 수를 늘리면 의료 격차 해결? 

단순히 의대 정원을 확대하면 의료 격차 가 해결된다고 볼 수 있을까? 그것은 아니다. 의사들은 전공을 고를 때 크게 두 가지를 고려하는데 첫 번째로는 수련할 때는 힘들지만 개인 병원을 개원했을 때 물질적으로 넉넉한지, 두 번째로는 삶의 질이 보장되는지다. 첫 번째에는 정형외과나 신경외과가 해당하고, 두 번째에는 마취과나 정신건강의학과 등이 해당한다. 피부과와 성형외과까지 더했을 때 남는 전공이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로 환자들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적인 과임에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지방과 수도권의 의료 격차가 벌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정부는 지방 의대의 정원을 늘려 지방 병원에서 일시적으로는 근무하게 하는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큰 수술을 하려면 장비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큰 병원이 아닌 이상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일뿐더러 환자들 역시 큰 수술은 대형 병원에서 받는 것을 희망한다. 그렇기에 서울 대학병원으로 환자가 몰리게 되고, 환자가 오지 않으니 굳이 첨 단 장비를 갖출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또한, 요즘 의학 기술은 각자의 전공이 나뉘어 전문화되는 추세다. 그렇기에 수술에서 다른 분야의 의사들과 협업하는 경우가 많지만 몇몇 의사들이 지방에서 근무한다 한들 협업이 되지 않아 결국에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의대 정원 확대로 의료 격차가 개선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료수가와 같은 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더불어 모든 국민이 동등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상호 간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양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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