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부 기획] ‘글로컬대학30’ 실패 원인, 내부 분쟁에 있다?
조대신문
2024-06-03
81
‘글로컬대학30’ 실패 원인, 내부 분쟁에 있다?

▲우리 대학 본관 앞 현수막
지방 사람들이 모두 떠나 텅 빈 지방 도시와 과밀화된 수도권 같은 비수도권 지방의 위기에 관해 이야기하는 뉴스를 한 번쯤 접해봤을 것이다. 2022년 8월 기준,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고 불리는 부산의 읍면동 205곳 중 99곳이 인구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될 만큼 지방 소멸은 심각한 문제다. 윤석열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 중 하나로 글로컬 대학 사업을 제시했다.
글로컬 대학이란 무엇인가?
글로컬 대학은 대학의 구조조정을 포함해 비수도권의 대학들을 경쟁력 있는 지역대학으로 전환함으로써 지역과 동반성장 할 대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이 사업을 통해 대학과 지역의 산업 간의 벽을 허물고, 글로벌 수준의 대학과 지역의 동반성장 모델을 선도해 지역 우수 인재들이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경쟁력 있는 지역대학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더 나아가 지역을 발전시키는 혁신 생태계 허브 구축의 효과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글로컬 대학은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10개 대학, 2025년, 2026년에는 각각 5개의 대학이 선정된다.
글로컬 대학의 혜택은?
글로컬 대학에 선정되면 해당 대학에 5년간 약 1,000억 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지급한다. 지원금을 받은 대학은 이를 통해 다양한 장학제도를 실시할 수 있으며 각종 규제가 완화돼 여태까지 규제에 발 묶여 하지 못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산업계 우수 인력을 글로컬 대학 교원으로 파견해 공동 연구, 교육 과정 개발 등 교육의 질 또한 높일 수 있다.

▲우리 대학 전경
우리 대학의 전략
우리 대학은 김춘성 총장을 중심으로 글로컬 대학 추진 본부를 설립해 2024년 글로컬 대학 선정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먼저 우리 대학은 같은 재단 소속인 조선이공대, 조선간호대와 통합을 제시했다. 이후 우리 지역 소속의 광주대, 광주여대, 남부대, 송원대와 지역 인재 공동 육성·지역 맞춤형 공동 교육 과정 개발 및 운영 등의 내용을 담은 협약을 통해 연합 대학을 꾸려 혁신 기획서를 제출했다.
글로컬 대학 탈락 이후
하지만 결과는 차가웠다. 우리 대학은 2023년에 이어 올해도 글로컬 사업 ‘예비’ 대학 선정조차 실패했다. 글로컬 대학의 탈락 이후 우리 대학 총동창회, 명예교수 협의회 등 질타의 목소리들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으며 대학 본관 앞에는 ‘지방 4대 사학 중 유일하게 탈락! 부끄러움은 왜 나의 몫인가, 글로컬 사업 탈락의 책임 있는 행동은 오직 사퇴뿐’이라는 글로컬 사업 탈락의 책임을 묻는 현수막이 걸렸다. 글로컬 대학 선정에 실패하자 학교 커뮤니티 내에도 ‘선정된 타 대학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 대학 자체 역량이 부족하지 않기에 무리한 5+2 전략은 필요치 않았다, 이런 식이면 10번의 기회를 줘도 탈락뿐이다’라는 아쉬움의 의견들이 빗발쳤다.
교수평의회가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이유는?
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법사회대학 공공인재법무학과의 교수이자 우리 대학 교수평의회의 김명식 의장을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우리 학교가 글로컬 선정에 실패한 지난해, 교수평의회는 책임을 따져 묻기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그간의 과정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올해, 지난해와 다른 입장을 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김 의장은 작년과 다른 사정을 설명했다. 김 의장은 모든 국책 사업은 국립대가 우선이라며 작년에는 전남대가 우선 선정될 것을 예측했다고 이야기했다. 따라서 작년의 실패를 거울삼아 올해에는 우리 대학이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것이 교수평의회의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외부적 요인보다는 법인과 교육부의 갈등과 전략 수립 실패 등 내부적 요인이 더 컸기에 작년과는 다르게 총장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는 것이라 말했다. 또한, 입후보 당시 총장이 글로컬 사업에 실패하면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
탈락 원인, 정말 5+2 전략 때문일까?
김 의장은 글로컬 대학 탈락의 원인으로는 가장 먼저 바람직한 방향 설정이 부족했다고 전했다. 5+2 전략에 관해서는 학생들도 인식했다시피 연합한 학교들이 다른 학교들에 비해 인지도라든지 여러 면에서 크게 뛰어나다 볼 수 없었고, 만약 발전지향적인 목표를 지니고 있었다면 전남대라든지 지스트와 같은 대학과 연합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우리 대학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교무위원회가 글로컬 대학 선정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그 어떤 상의도 없이 교육부에 계획서를 제출하기 이틀 전 전략을 통보식으로 공지했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당시 교무위원회 자리에서 연합하는 대학이 전남대와 지스트가 아닌 사립대학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집행부는 교육부 측에서 글로컬 대학 설명회 컨설팅 당시 “국립대와 사립대 간에는 연합은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후 예비 지정된 대학 중에는 국립대와 사립대 연합인 영남대-금오공대가 있었다. 결론적으론 사업의 취지나 의도, 정확한 규정도 이해하지 못한 채 예비 선정 기획서를 준비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대학평의회 사이트 내에 ‘글로컬사업 탈락의 결정적 이유’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번 탈락의 주된 원인은 법인이 교육부를 상대로 각종 소송과 내용증명을 난발하여 혼란스러운 대학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이로 인해 우리 대학은 대형 국책 사업을 수행할 자질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게 만든 것이 아니냐’라는 입장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김 의장은 “2년 전 우리 대학 모 학과의 교수이자 법인 사무처장이 우리 대학 규정에 위반을 한 일이 있었다”며 대학과 법인은 완전히 법적으로 분리돼 있으므로 겸직 동의를 받는 것이 우선적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겸직 동의 절차는 대학의 규정에 따라야 하지만 법인 측에서는 겸직 동의가 필요 없고 오히려 충분히 받았다는 의견으로 갈등이 빚었다. 이 갈등이 점점 심화하자 교육부에 민원을 접수하기까지 했고 교육부는 대학의 손을 들어줬다. 겸직 동의 절차를 받는 것은 불가하기에 당시 법인 사무처장에 대해 경고 조치 또한 내렸지만, 법인에서는 교육부의 처분을 수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를 무력화해 행정소송으로 대응했다. 이는 명백히 우리 대학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위였으며 우리 대학의 더 큰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구성원들의 의지를 모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교수평의회가 생각하는 사업안 개선 방안
김 의장은 이번 계획안이 구체적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며 소통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 수립을 바란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글로컬 사업에 지원한 타 연합 대학의 계획을 예시로 들어 설명했다. 연합 대학이란 1학년과 2학년의 교양과 기초 교육을 연합 대학의 틀 속에서 공통 교육 과정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김 의장은 연합한 타 대학에 비해 규모가 커 기초 교육의 역량이 출중한 우리 대학이 교육의 예산안, 교육 장소, 교육 과정 등 검토해야 할 구체적 내용이 많은데, 이 내용이 이번 안에 들어있지 않았다며 소통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는 안을 합의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장은 이번 5+2 전략의 입학 정원 감축 계획이 구체적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이번 사업이 진행되면 연합한 다른 대학이 4개의 단과대학 체제로 재편하며 단과대학의 구조조정이 필요한데, 이에 따른 저항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부족했다고 이야기했다. 교무위원회에서 처음 발표할 때도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전하면서 사전의 의견 수렴과 설득, 협의 과정의 아쉬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다양한 교수들과 재학생들의 참여와 관심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양미영 기자
see0195@naver.com
정재우 수습기자
ekdmdn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