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부 기획] 의대 정원 증원의 현주소

조대신문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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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증원의 현주소


▲의과대학 정문


지난 2월 6일, 정부는 전국 40개 의과대학의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린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증원 발표 브리핑에서 “필수 의료가 벼랑 끝 위기에 놓여 있다”고 말하며 지역 의료 강화, 의사 인력 확충을 위해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의료 취약 지구의 의사 수를 전국 평균 수준으로 확보하고 고령화로 인해 늘어나는 의료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2035년까지 1만 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한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의사 인력 부족 문제를 실감하고 2020년에 4,000명의 의사를 증원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의사단체의 의료정책 추진 반대 집단행동으로 인해 시도가 무산된 적이 있다. 이후에도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등 의료진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자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2025년 전국 40개 의대 정원을 기존 3,058명에서 2,000명 증원한 5,058명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를 중심으로 의사 및 의대생들은 정부의 판단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2월 말까지 의사들의 집단 집회, 전공의들의 진료 거부 및 병원 이탈 등이 일어나면서 대한민국의 의료체계가 흔들리기 시 작했다. 급기야는 3월 초 전국 40개의 의과대학 중 대부분의 의과대학이 개강을 연기하고 수업 진행을 거부했다. 전국의 의과대학들은 4월 중순부터 개강했으며 우리 대학은 7월 1일 전국의 의과대학 중 가장 늦게 개강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 정원 증원 최종 결정


▲의과대학 비대위가 학교 곳곳에 붙인 서신


2006년부터 올해까지 125명의 의과대학 정원을 유지하고 있던 우리 대학은 5년 안에 170명까지 증원할 계획이며 2025년에는 15명을 증원할 것이라고 정부에 보고했다. 정부는 3월 20일 의과대학별 학생 정원 배정 결과 발표에서 서울권은 0명 증원, 지역거점국립대학교(이하 지거국)는 정원 200명까지 증원하겠다는 지거국 및 지방 대학 위주의 정원 증원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2,000명이라는 황당한 숫자의 증원 규모에 의료계는 ‘의대 정원 증원 졸속 확대 반대’를 외치며 정부의 결정에 반발했다. 이에 정부는 4월 19일, 국립대 총장들의 의견을 수용해 기존 증원 배정 결과의 50~100% 사이에서 각 대학의 총장들이 자율적으로 증원 인원을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자율 감축’ 방안을 발표했다. 


5월 30일, 정부가 전국 40개 의대 정원을 1,497명 증원하겠다고 최종적으로 발표했다. 기존에 49명의 정원을 유지하고 있던 충북대학교는 정부로부터 200명의 정원을 배정받아 기존 정원의 4배가 되는 학생을 모집할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자율 감축’ 허용으로 기존 정원에서 77명이 증원된 126명의 학생을 모집하게 된다. 경상국립대학교 또한 기존 정원 76명에서 124명 증원된 200명을 배정받았지만 142명까지 감축하게 된다. 우리 대학은 기존 배정 원안에서 150명이 배정돼 기존 정원에서 15명을 늘려 정부에 보고한 140명보다 10명이 늘었지만 그대로 2025년도 의과대학 신입생을 150명까지 모집할 예정이다. 



정부, 2026년 의과대학 정원 증원 규모 2,000명 발표


대통령실은 지난달 16일, 2026년 의대 정원 증원 규모는 2,000명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자율 감축 허용으로 1,497명 증원에 그친 2025년도 의대 정원을 2026년에는 2,000명까지 끌어올려 의과대학 신입생 수를 5,058명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의료계와 상의 후 결정하겠다던 정부의 입장을 무시한 대통령실에 대해 여야 모두 의문을 제기하며 2026년도 정원에 대한 갈등 및 논의는 현재 진행 중이다. 


한편, 2026년 의대 정원이 대통령실의 입장대로 증원된다면 5년간 170명까지 의대 정원을 증원하겠다고 보고한 우리 대학은 2026년에 내년보다 더 많은 의과대학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대학 의과대학의 현 상황


전국 40개 의대 중 2024학년도 학기를 가장 늦게 개강한 우리 대학 의과대학은 개강 후에도 학생들의 저조한 수업 참여에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 대학 의과대학의 정형외과 교수이자 현재 의과대학 교수평의회 의장, 비상대책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손홍문 교수는 “학생 중 90% 이상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그래서 개강을 하긴 했지만 전부 온라인 강의로 진행되 고있을 것이다”며 “일부 실습하는 학생들 3~4명 만이 학교를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수업 참여를 거부하는 것은 2024년도 의예과 신입생들도 예외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군 휴학 및 기타 특이 사항이 없는 이상 1학년 1학기는 휴학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많은 1학년 학생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손 교수는 “의예과 1학년 학생들도 (의대 정원 증원 반대 집단행동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또 다른 걱정은 수업 참여를 거부해서 유급된 학생들과 내년에 새로 입학할 150명의 학생 사이에 갈등이 생기지 않을까이다. 정부에서는 유급 대상 학생들에게 I(Incomplete) 학 점을 줘서 나중에 수강하게 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교수들은 학생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고 다음 학년으로 올라오는 것은 이해가 안 되고 못마땅한 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1학년 학생들의 유급 처리는 신입생들과의 갈등 문제뿐만 아니라 한 학년에서 너무 많은 학생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의료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 또한 내포하고 있다. 대통령실의 2026년 의대 정원 증원 규모 또한 2,000명이 될 것이라는 발표 후, 국민의힘은 올해 유급될 학생들과 내년 신입생들까지 같은 학년에서 교육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2026년도 의대 정원 증원은 보류하자는 입장을 표명한 바가 있다. 



우리 대학 의과대학의 현 상황


우리 대학 의과대학은 1966년에 설립됐으며, 부속 병원은 1971년 설립돼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우리 대학 병원은 국내 대학병원 중 10여 번째로 설립됐으며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50여 년간 같은 병원 건물을 사용하고 있어 추가 병상수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대해 손 교수는 “조대병원은 840여 개의 병상을 보유하고 있어 전국 대학병원 중에서도 소규모인 편에 속한다. 1,400여 개의 병상을 보유하는 것이 요즘 대학병원들의 평균 수준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우리 대학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배정 원안에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정원을 배정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의과대학으로서의 역사가 오래돼서 교육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또한, 정부의 목적인 지역 의료 격차 해결을 함께 고려한 결과일 것이다”라고 답했다. 손 교수는 “다만 병상수가 부족해 우리 대학 의대생들이 타 대학에서 임상 실습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 문제에 대해서 손 교수는 “전공의들이 사직해서 교수들이 이전보다 더 힘들어졌다. 그 때문에 지금은 전체 병상의 70%에 달하는 600개의 병상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시선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발표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하는 의료계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조선간호대학교에 재학 중인 A 씨는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관계자들의 갈등과 비타협적인 태도를 보고 “지키려는 자(의료계)와 뺏으려는 자(정부)의 밥그릇 싸움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의사들이 그렇게 비난을 받고 있다. 충분히 이해하고 그러한 점이 전혀 없다고도 할 수 없다”며 “필수진료과 의료진이 부족한 이유는 바로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과 같은 미용과의 선호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의대 정원 증원 때문에 증가한 의사가 이런 쪽으로 더욱 쏠려 의료 질서가 붕괴하는 것이 더 무서운 것이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 IT융합대학에 재학 중인 B 씨는 “정부는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고 이공계 인재를 양성하고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번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이 두 가지를 모두 포기한 것 같다”며 “이공계 대학 재학생으로서 안타깝고 속상하다”고 전했다. 


이준오 수습기자

leejunoandrea050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