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부 기획] 지방대학 수시 모집 ‘빨간불’…입시 위기 가속화

조대신문

20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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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학 수시 모집 ‘빨간불’…입시 위기 가속화


▲지역별 대학교 모집 현황 (출처: 교육부)


▲2026학년도 대학별모집요강 (출처: 네이버)


 ▲2026학년도 조선대학교 수시모집요강 (출처: 조선대학교)


2026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전국 4년제 일반대학들이 신입생 모집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경쟁률 3대 1 이하를 기록한 대학이 속출하면서 정원 미달 사태가 현실화 되고 있다. 올해 수험생이 늘었음에도 지방대의 위기는 오히려 심화하는 양상이다.


수도권과 지방, 3배 벌어진 경쟁 률: 경쟁률 격차와 미달 위기

2026학년도 수시모집 결과는 한국 대학 입시의 극명한 양극화를 보여준다. 전국 192개 대학 수시모집 평균 경쟁률은 9.77대 1로 전년 (9.42대 1)보다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권역별로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서울권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18.83대 1이다. 경인권은 13.08대 1을 기록했다. 반면 지방권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6.49대 1에 불과하다. 서울권과 지방권의 경쟁률 격차는 무려 2.9배에 달한다. 이는 단순한 선호도 차이를 넘어, 지방대학이 생존의 기로에 서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개별 대학 경쟁률은 더 극적이다.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대학은 성균관대로 32.49대 1이었다. 한양대 30.99대 1, 중앙대 30.39대 1, 서강대 28.83대 1, 건국대 25.81 대 1이 뒤를 이었다. 상위 10개 대학 중 9개가 서울 소재 대학이었으며, 유일한 예외는 가천대(글로벌, 23.48대 1)였다. 지방권 최고 경쟁률 대학은 경북대로 14.51대 1을 기록했다. 단국대(천안) 11.11대 1, 충북대 10.90대 1, 건국대(글로컬) 10.59대 1, 연세대(미래) 10.48대 1, 부산대 10.13대 1이 그 뒤를 따랐다. 지방 거점국립대학조차 서울권 중위권 대학의 경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전형별로는 아주대 약학과 논술 우수자 전형이 708.20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민대 경영 학부 논술전형은 321.60대 1을 보였다. 특정 인기 학과와 전형으로 의 쏠림 현상은 더 심화하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수험생이 수시에서 최대 6장의 카드를 쓸 수 있기 때문에 경쟁률 6대 1 이하면 사실 상 충원이 어렵다고 본다. 정시모집으로 일부 충원할 수 있다는 점 을 고려하더라도 경쟁률 3대 1 이 하는 심각한 위기 신호다. 그런데 올해 일부 대학들은 경쟁률 1대 1 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른바 ‘0점 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8월 교육부가 경영위기대학으로 지정한 대구예술대는 215 명 모집에 147명이 지원해 0.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일장신대는 241명 모집에 254명이 지원 해 0.94대 1에 그쳤다. 학자금 지원 제한 대학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금강대는 78명 모집에 35명이 지원해 0.45대 1을 기록했다. 한국침례신학대는 182 명 모집에 112명이 지원해 0.62대 1에 그쳤다. 장로회신학대학교도 2.76대 1로 미달 위험에 처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학자금 지원 제한 대학 17곳 중 일반대학 10개교가 6 대 1 이하의 경쟁률을 보이며 학령 인구 감소가 더 이상 미래의 위기가 아닌 현실의 문제임을 증명했다.

수치상으로는 위기가 심각하지만, 몇 가지 긍정적인 변화도 포착 된다. 수시 6회 지원을 고려할 때 사실상 미달로 볼 수 있는 경쟁률 6대 1 미만 대학 수는 전년 68곳에서 올해 53곳으로 15곳 감소했다. 권역별로도 호남은 18곳에서 16곳으로, 부울경은 16곳에서 13곳으로, 충청은 20곳에서 13곳으로 줄었다. 대구·경북은 8곳에서 7곳으로, 강원은 5곳에서 3곳으로 감소 했다. 지방권 전권역의 평균 경쟁률도 상승했다. 대구·경북은 전년 6.47대 1에서 7.30대 1로, 충청은 6.53대 1에서 7.12대 1로, 강원은 6.10대 1에서 6.80대 1로, 부울경은 5.79대 1에서 6.23대 1로, 호남은 4.89대 1에서 5.08대 1로, 제주는 4.88대 1에서 5.21대 1로 각각 올랐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셈 이다.


수도권 집중에서 안정 지원으로: 변화하는 입시 지형 

올해 수시모집에서 가장 주목 할 만한 변화는 지방권 지원자의 급증이다. 지방권 대학 지원자는 전년 대비 10.2%(10만 4,272 명) 증가했다. 이는 서울권 2.1%(1 만 8,818명), 경인권 0.1%(511명) 증가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이 2만 2,044명(12.4%), 충청이 3만 9,274명 (10.6%), 강원이 7,384명(11.7%), 호남이 1만 5,662명(9.8%), 부울경 이 1만 9,224명(8.0%), 제주가 684 명(7.8%) 증가했다. 이는 고3 수험생 수 증가의 효과가 지방권에 집중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단순한 숫자 증가 이상의 의미가 있다. 수험생들의 입시 전략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와 취업난이라는 현실 이 수험생들의 선택을 바꾸고 있다. 과거처럼 무조건 수도권, 특히 경인권으로의 무리한 상향 지원을 하기보다는 실리를 따지고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의대 모집 축소와 ‘사탐런’ 등 입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화됐다. 

주목할 점은 수도권 학생들의 지방권 대규모 이동은 여전히 뚜렷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지방권 지원자 증가는 주로 지역 수험생들이 지역 대학을 선택한 결과다. 지방 청년들이 무리하게 수도권 진학을 시도하기보다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대학 생활을 하려고 선택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수도권 대학들도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대학별 지원자 감소 비중을 보면 서울권은 42개 대학 중 20개 (47.6%)가 전년 대비 지원자가 줄었다. 경인권은 40개 대학 중 17개 (42.5%)가 감소했다. 반면 지방권 은 110개 대학 중 16개(14.5%)만 줄었고 나머지는 모두 증가했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가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는 전국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수도권이라고 해서 모두 안전한 것이 아니다. 서울권과 경인권 내에서도 대학 간 선호도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는 “지방대 육성 정책, 지역 경기, 지방권 대학의 취업 환경에 따라 내년 지형은 달라질 수 있고, 서울·경인권 대학이라도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수도권이 항상 우위’라는 인식이 지속된다고 보기 어려운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전국 단위 총체적 난국 

지방대학의 위기는 여전하다. 오히려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명성을 떨치던 지방 사립대들까지 경쟁률 6대 1을 넘지 못하며 위기에 직면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경성대·동명대·동의대·부산외대·영 산대·울산대·가야대·경남대·인제대·창신대 등이 3대 1에서 6대 1 사이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구· 경북 지역에서는 경운대·김천대· 대구대·동국대(WISE)·동양대·한동대 등이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 호남·제주 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우리 대학을 포함한 광주대·광주여대·남부대·송원대·호남대·우석대·원광대·전주대·동신대·세한대·초당대 등 대다수 대학 이 경쟁률 6대 1 이하를 기록했다. 강원·대전·충청 지역에서도 가톨릭관동대·상지대·한라대·한림대· 극동대·세명대·유원대·중원대·청주대·나사렛대·남서울대·선문대· 청운대·한남대 등 다수의 대학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과거 지역에서 명문으로 인정 받던 사립대들조차 위기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대학의 경쟁력 문제가 아니라 지역 전체의 구조적 위기를 반영한다. 

지방대학 위기는 단순히 대학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지역 청년 인구 유출이 심화되면서 지역 경제와 산업 생태계가 붕괴하고, 이는 다시 지방대학의 위기를 가중 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지방 자치단체들은 청년 인재를 붙잡기 위해 지역 대학과의 상생 방안을 모색하지만, 근본적 해법 마련은 요원하다. 지방대 위기는 곧 지방 소멸의 신호탄이다. 대학이 사라지면 지역의 미래도 사라진다. 이제는 대학 정원 감축과 같은 단편적 대책을 넘어, 지역 균형 발전과 청년 일자 리 창출, 산업 생태계 복원을 아우르는 종합적 정책이 필요한 시점 이다.


위기를 기회로 

2026학년도 수시모집 결과는 지방대학에 대한 경고음이자, 동시에 변화의 기회다. 지방권 지원자 증가와 미달 대학 수 감소는 지방대학도 희망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 준다. 수험생들의 실리형 안정 지원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러한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수다.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한 ▲학과 개편 ▲ 교육의 질적 혁신 ▲산학협력 강화 ▲취업률 제고 등 대학 자체의 변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 또한 실질적 재정 지원과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위기 속에서 혁신하지 못하는 대학은 살아남을 수 없다.


조수민 기자

josumin040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