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동계 올림픽]새로움으로 물들었던 올림픽

조대신문

2026-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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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으로 물들었던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각각 메달을 획득한 김길리와 최민정(출처: 연합뉴스)


새로운 역사의 시작

제25회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이 지난달 6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됐다. 총 93개국이 16종목에 참여했으며 그 중 한국은 13위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이번 올림픽은 두 개의 도시가 공식적으로 공동 개최하는 첫 사례이다. 올림픽 공동 개최는 각 도시의 특성을 살리면서 대규모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이자 만들어갈 올림픽 역사의 시작이다. 


재활용 금속으로 만든 메달, 성화봉

밀라노-코르티나 2026의 또 다른 얼굴은 지속가능성이었다. 엠블럼 ‘로고 푸투라’ 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온라인 투표를 통해 결정됐는데, 이 디자인에는 경제·사회·환경적 지속가능성이라는 대회 모토가 시각적으로 녹아 있다. 숫자 26의 형태 안에 밀라노(M)와 코르티나(C)가 서로 엮여 있는 구조다.

이탈리아 국립 조폐국이 제작한 메달은 자체 생산 과정에서 회수한 재활용 금속으로 만들어졌다. 성화봉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성화봉은 재활용 알루미늄과 황동 합금으로 제작됐으며, 최대 10회까지 재사용 및 보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손잡이에는 재생할 수 있는 원료에서 추출한 60% 바이오 나프타가 함유된 초경량 폴리머가 사용됐다. 성화 봉송에 필요한 성화봉 수량 자체를 크게 줄인 셈이다.

환경 단체의 비판도 있었다. 코르티나의 낙엽송 숲 2만㎡를 벌채해 올림픽 트랙을 재건하는 계획이 논란이 됐고, 공사 지연과 입찰 담합 스캔이 불거지면서 대회 준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개막 직전까지 이어진 국제 훈련 기간을 통해 선수들은 새 트랙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었다. 루지 선수들은 2025년 10월 27일부터, 봅슬레이·스켈레톤 선수들은 11월 초부터 트랙을 점검했다.


동계 올림픽의 새로운 종목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스켈레톤이 정식 종목으로 복귀한 이후 무려 24년 만에, 동계 올림픽에 완전히 새로운 종목이 등장했다. 바로 스키 마운티니어링, 일명 ‘스키모’다.

보르미오의 스텔비오 스키 센터에서 지난달 19일부터 21일까지 펼쳐진 이 종목은, 스키를 신은 채로 설산을 오르고, 정상에 도착하면 스키 바닥의 미끄럼 방지용 ‘스킨’을 단 몇 초 만에 떼어낸 뒤, 다시 슬로프를 하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르막과 내리막, 지구력과 순발력, 심폐 능력과 장비 조작 기술이 모두 요구되는 복합 종목이었다.

남녀 스프린트와 혼성 계주 총 3개의 금메달이 걸렸고, 알프스 지역에 깊은 뿌리를 둔 이 종목은 이탈리아와 프랑스 선수들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스키마운티니 어링연맹(ISMF)은 2007년 설립된 이후 56개 회원 협회를 거느리며 꾸준히 저변을 넓혀왔고, 2020 로잔 동계 청소년 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인 뒤 6년 만에 정식 무대로 올라섰다.

장비 탈착 과정에서 단 1초의 실수도 순위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관중들은 선수들이 전환 구역에서 스킨을 정리하는 손동작 하나하나까지 숨죽여 지켜봤다. 스킨을 올바르게 보관하지 못하면 30초 페널티가 부과 되고, 제대로 수납하지 않으면 3초 페널티를 받는다. 속도와 기술, 집중력의 삼박자가 맞아야 비로소 완주가 가능한 종목이었다.


보편적 시청권 침해

이번 동계 올림픽은 JTBC가 독점 중계권을 쥐고 시작했다. 지상파 3사와의 협상 결렬로 인해 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얻었지만, 독점이 올림픽 기간 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시청률 조사 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한국 기준 7일에 방송된 개막식의 시청률은 1.8%로, 응원이 열렬했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지상파 합계 44.6%)에 비해 한참 저조했다. 시차에 따른 이유도 존재하지만, 개막 여부를 몰랐던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여러 채널에서 다채롭게 볼 수 있었던 지난 올림픽들에 비해 제25회 동계올림픽은 선택의 폭이 줄어들어 홀로 조용히 진행되고 있었다.

지상파 3사가 아닌 방송사에서 올림픽이 중계되는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었다. 올림픽 개최의 열기가 올라오기 전에 독점 중계권에 대한 논란이 화두에 섰다. JTBC의 독점 중계로 인해 채널을 돌려가며 원하던 종목을 보는 재미가 사라졌고, 시청자들의 ‘보편적 시청권 침해’가 거론됐다. 보편적 시청권은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체육 경기 대회나 그 밖의 행사 등에 관한 방송을 일반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지상파 3사는 한 방송사의 독점 중계가 이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올림픽과 함께 시작된 논란

지난달 13일, JTBC는 한국 최초 설상 ‘금메달’ 획득 소식을 자막으로만 띄워 논란을 빚었다. 최가온 선수는 스노보드 여자 하프 파이프 결선에서 3차 시기 90.25점을 받으며 금메달을 획득했고, 이 금메달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이자 한국 설상 종목에서의 첫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JTBC는 금메달을 확정 지은 3차 시기에 대한민국 강세 종목이자 국민의 관심도가 더 높은 쇼트트랙 경기를 송출하며 의미 깊은 금메달의 순간을 자막으로만 처리했다. 본 채널이 아닌 계열사인 JTBC 스포츠 채널에서만 송출해 일부 국민들은 독점 중계권사가 주요 경기를 소홀히 해 국민의 시청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 방송사가 독점하게 되면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종목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JTBC는 금메달 자막 처리 논란에 이어서 또 다른 이슈를 낳았다. 같은 달 15일,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경기도청)은 일본과의 경기에서 3승 2패를 기록해 준결승 진출을 앞두고 있었다. 경기의 절반 정도가 지난 후 광고가 송출될 타이밍에 갑작스레 일장기가 10초 이상 화면에 박히며 시청자들을 당황케 했다. 한국이 앞서고 있는 일본과의 경기에서 일장기가 노출되자 시청자들은 분노를 표출했다. 세계적으로 이뤄지는 경기의 독점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에서 실수가 잇따라 발생하자 국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논란이 화두에 오르자, 국민들은 올림픽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인기 종목 중 하나인 쇼트트랙에서는 순간 시청률 13.8%를 달성하며 국민의 관심도를 끌어올렸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피어난 메달 

관심에 보답하듯 선수들은 경기에서 성과를 보여냈다. 22일 한국시간 10시,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기록했다. 금메달에는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최가온 ▲쇼트트랙 여자 3,000m 여자 대표팀, 은메달에는 ▲쇼트트랙 남자 1,500m 황대헌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김상겸 등, 동메달에는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유승은 ▲쇼트트랙 남자 1,000m 임종언 등이 빛나는 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쇼트트랙의 김길리 선수는 초반 충돌로 인해 넘어지는 상황을 극복하고 첫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갖은 논란이 발생했던 이번 올림픽에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그 역량을 발휘하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였다.


눈과 얼음 위에서 다시 증명된 것들 

JTBC 독점 중계로 시작된 이번 대회는 여러 논란을 낳았지만, 눈과 얼음 위에서 벌어진 경쟁만큼은 순수했다. 밀라노와 코르티나, 두 도시는 200km의 거리를 두고 하나의 올림픽을 완성했다. 1956년에 타올랐던 성화가 70년 만에 다시 켜졌고, 새로운 종목이 무대 위에 올랐으며,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중동의 선수들이 동계 스포츠의 새 역사를 썼다. 올림픽은 여전 히 진화 중이었다. 다음 동계 올림픽은 2030년, 프랑스 알프스에서 열린다.


여정인 기자

duwjddls1022@naver.com 

조수민 기자 

josumin040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