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zip]소설로 기록하다
조대신문
2026-05-11
9
소설로 기록하다

▲임철우 <봄날> (출처: 네이버 도서)
이달의 광주는 1980년 5월을 기억하기 위한 행사로 가득 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과 추모에만 초점을 두며 역사 자체는 모르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역사는 먼저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임철우의 <봄날>은 총 5권으로 이뤄져 있으며 1980년 5월 16일부터 27일까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타임라인별로 구성한 장편소설이다. 본격적인 사건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상세하게 구성해 5·18 민주화운동의 경위와 결과를 알 수 있게 하며,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질문을 던진다.
소설은 ▲대학생 ▲기자 ▲계엄군 등의 5·18민주화운동의 영향을 받은 다양한 인물의 관점에서 당시 상황을 서술하고 감정을 풀어낸다. 주요 시점 인물은 시민, 계엄군, 대학생으로 이뤄진 한 가족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각 입장을 대표하며 그 비극을 극대화한다.
소설을 읽을수록 내용에 이입할 수 있었다. 사투리와 욕이 섞인 인물들의 말은 그들이 표출하는 설움을 와닿게 했고 직설적인 비유와 표현은 그날의 상황을 겪지 않았음에도 겪은 것처럼 느끼게 했다. 특히 부상을 당한 시민이나 시체의 모습을 나타낼 때의 상세한 표현은 소설 속 이미지를 더욱 쉽게 떠올리게 했다. 자세한 표현 덕에 읽기 힘들 수 있지만 그만큼 감정을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 소설은 창작보다 현실을 중심으로 다뤘다는 점이 소설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한다. ▲소설 속 선언서 ▲기자의 메모 ▲각종 시민들이 하는 말 등 모든 요소가 작가가 독자에게 기억을 전하고 진상을 밝히는 것으로 느껴졌다. 소설 자체가 하나의 ‘기록’인 셈이다.
우리는 5·18 민주화운동을 흔히 ‘기억해야 할 역사’라고 말한다. 그러나 기억은 추모만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역사를 제대로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이뤄질 때 비로소 지속된다. <봄날>은 단순히 읽고 지나가는 소설이 아니라 어떤 역사가 있었는지 알고 그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소설이다.
2024년 12월 3일, 계엄령이 선포된 후 각종 매체에서 혼란의 상황을 중계할 당시, 광주는 어느 곳보다도 두려움에 떨었다. 계엄 선포가 내려지자, 5·18 민주화운동을 겪었던 사람들은 근처 병원에 자신을 숨겨달라며 몰려들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다음 날 사태를 언급하며 눈물을 보인 교수님도 계셨다.
광주에게 5·18 민주화운동은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는 이 기억을 지속해야 한다. 이달을 맞아 <봄날>을 읽고, 1980년 5월의 순간을 한 번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여정인 기자
duwjddls10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