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획]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갔던 임의 흔적

조대신문

202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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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갔던 임의 흔적



▲체육대학 앞 故 이철규 열사 추모비


매년 5월, 우리 대학은 축제의 함성과 장미원의 향기로 가득 차지만, 캠퍼스 한편에는 여전히 시린 기억의 흔적이 남아 있다. 5월의 시간을 따라 걷다 발걸음이 멈춘 곳, 그곳에는 화려한 조명이 닿지 않지만,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추모비들이 있다. 늘 우리 곁에 머물렀으나 미처 닿지 못했던 선배들의 이름을 하나씩 마주해본다.

▲김동수 (전자공학 78) 1980년 5월 27일 새벽, 시민군으로서 전남도청을 끝까지 지키다 산화 ▲류재을 (행정 96) 1997년 정권 투쟁을 주도하다 경찰의 진압 중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운명 ▲이철규 (전자공학 82) 민주화 운동 주도 및 학내 민주화 및 사회 문제를 알리기 위해 민주 조선을 창간 후 교지 내용을 문제 삼아 지명수배받고 수배 중이던 밤 경찰의 검문을 받고 실종 이후 1989년 5월 10일 수원지에서 의문사 ▲김학수 (산업공학 85) 민주화 운동과 노동운동을 주도하다가 과로로 투병 중임에도 5·18 10주기 시위에 참석해 시위 중 경찰의 최루가스를 흡입하고 합병증으로 1990년 6월 6일 운명. 

차갑고 거친 추모비는 이름 석 자와 생전에 남긴 흔적을 오롯이 기억하고 있다. 그 흔적은 역설적으로 그날의 함성이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증명한다. 이 추모비들은 단순히 과거를 박제한 돌덩이가 아니다.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대학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내일을 포기했던 이들이 지른 함성이다. 5월의 장미 향기보다 더 짙었고, 축제의 열기보다 더 뜨거웠을 그들의 청춘을 기억하는 일, 그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가 임을 위해 행진하는 일일 것이다.


왕태운 수습기자

xodns0607@chosu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