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축제의 배경을 꾸린, ‘스태프’의 72시간
조대신문
202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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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배경을 꾸린, ‘스태프’의 72시간

▲2026 그라시아 스태프 단체 사진
화려한 조명이 캠퍼스의 밤하늘을 수놓고, 연예인의 몸짓 하나에 수천 명의 학우들과 수많은 지역민들은 한목소리로 환호성을 지른다. 주막의 불빛은 깊은 새벽에도 꺼질 줄을 모르고, 낭만과 열기라는 이름 아래 2026년 그라시아(GRACIA) 축제는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그러나, 모두가 뜨거운 열기에 취해 있던 그 찬란한 축제의 중심부에서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화려한 무대 뒤, 스태프 옷을 입고 더위와 인파 속에서 현장을 관리하는 이들이 있다. 밀려드는 인파를 통제하느라 목은 쉬었고, 축제 기획부터 쓰레기 수거라는 작은 일까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궂은일을 묵묵히 도맡은 인물들, 바로 축제의 스태프들이다.
이번 축제 기간, 나는 스태프의 일원으로 강의실 대신 축제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외부 운영팀 소속으로 학우들과 지역민들의 환호성과 즐거움을 온몸으로 만들어 낸 이들의 숨 가쁜 72시간을 기록해 본다.
내가 마주한 첫 현장은 팔찌 및 MD 부스였다. 작년보다 재학생 존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자 인증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대기 줄은 걷잡을 수 없이 길어졌고, 부스 앞은 재학생 존에 들어가고자 하는 학우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끝없이 밀려드는 인파와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 서 있자니, 마음 한구석에서 “축제 언제 끝나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볕 아래서 오래 기다리는 학우들을 보며 안쓰러움도 있었다.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고 신속하게 안내하려 애썼지만, 수많은 사람이 뒤엉킨 현장은 그리 쉽게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푸드트럭이 늘어선 힐링 존 역시 낭만과 규정이 부딪히는 경계선이었다. 힐링 존에서 웃고 떠들며 축제의 낭만과 청춘을 즐기는 모습은 학교생활로부터 지친 학우들을 힐링시켜 주는 듯했다. 청춘을 즐기는 학우들의 흥을 깨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지만, 지정된 주류 외의 주류 반입은 금지하는 것이 규정이었다. 규정 앞에서 20대 학우들은 성숙하게 협조해 준 반면, 일부 30대나 중장년층 지역민들은 불편함을 드러내며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통제구역을 지키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통제구역 내부로의 진입을 감시하고 안내를 무시하는 일부 시민들을 제지하느라 적잖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가장 바빴던 현장 중 하나는 인파가 몰리는 상습 병목 구간인 힐링 존 입구와 무대 진입로의 연계 통로였다. 압사 등 대형 사고 예방을 위해 역주행을 차단하고 일방통행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 규정은 현장에서 “왜 귀찮게 멀리 돌아가게 만드냐”라는 거센 반발로 돌아왔다. 날 선 항의 속에서 자리를 벗어날 수 없었던 이유는 이 한 자리가 없으면 사고는 순식간이라는 생각과 책임감 때문이었다. 이렇게 제자리를 지킨 스태프들의 인내가 축제를 안전하게 이끌고 있었다.
사흘간의 축제가 끝나고 모두가 떠난 자리에는 적막만이 찾아왔다. 그 적막을 지킨 마지막 존재 역시 스태프였다. 누군가는 무대를 즐기며 청춘을 보낼 때, 땡볕 아래서 자기 자리를 지키며 업무를 수행한 스태프들의 진짜 막은 텅 빈 무대 위에서 새로이 올랐다. 총학생회장의 우렁한 선창이 밤하늘을 울렸다. “조선대동단결!” 뒤이어 전원이 한 목소리로 “우!”라고 외치는 함성이 사흘간의 피로를 날리고 축제의 진짜 마침표를 찍었다. 그 구호처럼 우리는 학교 이름 아래, 대동단결했기에 안전사고 없이 이 거대한 축제를 끝낼 수 있었다. 이어진 회식 자리에서는, 묵혀둔 고생담이 오가며 유쾌한 웃음꽃도 피어났다.
축제의 막이 내린 지금, 남은 것은 함께 땀 흘린 동료 스태프와의 연대감, 뜨거운 청춘의 기억이다. 우리 대학 대동제의 이름인 그라시아의 뜻처럼 은혜와 축복 속에서 모두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린 모든 이들에게 한마디를 전하고 싶다. 우리 대학 모든 스태프 여러분, 협조해 준 재학생 모두 GRACIAS(감사합니다)!
왕태운 수습기자
xodns0607@chosu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