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지워지지 않는 기록
조대신문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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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지 않는 기록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심훈의 대표 시 <그날이 오면>의 첫 줄이다. 지난달 11일, 국립한국문학관은 심훈의 유가족으로부터 그의 작품 원고를 기탁받았다. 받은 원고와 표지에는 일제 검열의 흔적인 붉은 선과 도장이 가득 찍혀있었고, 일제가 지우려고 했던 흔적은 역사로 남아 90년이나 지난 현재에 알려지게 됐다.
과거는 전부 기억되지 않는다. 당시의 목소리와 기록들이 그 시대를 떠올리게 하고 우리는 그것으로 과거를 기억한다. 지우려 했던 흔적조차 기록으로 남아 후대에 당시 시대를 증명한다. 기록되지 않은 과거는 누가 기억할 수 있는가.
대학은 매년, 매 학기 새로운 일이 발생한다. 늘 새로운 소식이 올라오고 수많은 목소리는 강의실에서, 대학 커뮤니티에서, SNS에서 퍼진다. 우리 학보사는 이를 지면에 기록한다. 당시의 소식들을 기록하며 학생들이 무엇을 원했는지, 무엇에 분노했는지를 담아낸다.
학보사의 기록은 단순한 보도의 역할은 아니다. 하나의 사건에 반대되는 견해를 듣고 때로는 지면에 담기지 못한 목소리도 듣는다. 사건 자체가 흐려질 수 있는 미래에, 완벽한 글은 아닐지라도 ‘기록’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지금의 시대는 붉은 흔적으로 검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검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관계를 의식하고, 반응을 걱정하며 스스로 글자를 지워내기도 한다. 그렇다고 외면해서는 안 된다. 청렴하고 명백해야 하는 것이 언론이고 학보사 역시 이를 잊지 말아야 한다.
교내에 소속돼 있으면서 교내의 일을 가장 가까이에서 살피는 것, 그것이 학보사의 역할이다. 가끔은 감당하기 힘든 소식이 들려올 때도, 작성하는 글자 하나하나가 두려울 때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기록한 작은 사실이 가려진 실체를 보게 한다면 그것으로도 역할은 충분할 것이다. 오늘의 기록이 역사가 될 수 있기에 우리는 기록한다.
훗날 지금의 시대를 되돌아볼 때, 우리가 쓰고 있는 글이 사회를, 우리 대학의 역사를 기록한 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여정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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