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기획]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역 통합보다 더딘 '민심 통합'

조대신문

2026-09-02

72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역 통합보다 더딘 '민심 통합'


▲한 눈에 보는 기사(Chat GPT 제작)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바뀐 광주광역시청 (출처: 연합뉴스)


덜컹이는 전남·광주 통합

지난 7월 1일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가 통합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로 출범했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행정구역의 경계를 허물고 단일 경제권으로 묶이겠다는 취지로 통합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러한 취지와는 다르게 뒤편에서는 시작부터 마찰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세부 실천 로드맵이 미흡한 상황 속에서 과연 전남·광주는 특별한 통합을 이룰 수 있을까? 


통합 인센티브 없는 광주특별시

정부가 지자체 행정 통합에 따른 재정 인센티브 계획을 발표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구체적인 지원 시기와 방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원이 미뤄지면서 지자체의 재정 집행 계획 수립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정부가 약속한 인센티브가 형식적 지원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재정 인센티브의 핵심은 연간 최대 5조 원씩, 4년간 총 20조 원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지원금에, 기존에 예정돼있던 국비나 사업 예산이 포함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민형배 통합특별시장 역시 “정부가 약속한 20조 원에는 순수 국고 지원뿐만 아니라, 기관 및 사업 이관에 따른 기존 예산도 일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처럼 형식적인 지원 가능성이 대두되자 통합특별시의회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시의회는 “기존 예산을 포함하는 방식이라면 정부가 공언했던 재정 지원의 진정성은 크게 퇴색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정 통합 이후 막대한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만큼, 정부는 지원 계획을 신속히 확정하고 인센티브 산정 시 기존 예산안은 반드시 제외해야 한다”며 정부를 압박하는 건의안을 채택했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목전에 둔 가운데, 통합특별시의회는 향후 중앙정부와 국회 등을 직접 방문해 실질적이고 신속한 재정 인센티브 이행을 거듭 촉구할 방침이다


이름만 통합특별시?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추진되는 전 남·광주 행정 통합은 표면적으로는 완벽한 자치권 확대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행 지방재정 및 행정 구조의 틀을 그대로 유지한 채 추진되는 통합은 지방자치의 구조적 모순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겉으로는 통합특별시라는 이름을 내걸고 있지만, 알맹이는 여전히 중앙정부의 통제 아래 놓여 있는 명목상의 자치에 불과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순의 핵심은 중앙-광역 간의 재정 종속성과 광역-기초 간의 내부 분권 부재라는 이중 구조에 있다. 

첫째, 과세자주권이 부재한 현행 구조에서 통합은 지방의 중앙 종속을 고착화한다. 우리 대학 강인호(행정 복지학)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현행 특별법상의 재정 특례는 단순한 기존 세목의 세율 가감 조정 수준에 머물러 있어 지방이 스스로 세입을 확충할 수 있는 자율성이 극히 제한돼 있다. 국고 보조금 역시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강한 공모형 사업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지자체는 통합 이후에도 중앙정부의 기조에 발을 맞추는 사업 대행자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권한만 이양되고 이를 뒷받침할 자주재원 확립이 동반되지 않는 자치는 허구에 가깝다. 

둘째, 광역지자체로의 권한 집중이 가져오는 내부적 모순이다. 중앙정부로부터 이양받은 권한과 재원이 통합특별시 본청에만 집중될 경우 정작 주민과 가장 가까운 기초지자체(시·군·구)의 자치권이 약화하는 기형적 구조가 발생 한다. 사무와 권한만 대폭 늘어나고 이를 집행할 재원과 인력이 기초지자체로 적시에 이양되지 않는다면 통합특별시 내부에서의 재정 격차와 행정 서비스의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할 수밖에 없다. 

결국 현재의 행정 통합은 지방 분권을 외치면서도 구조적으로는 중앙 의존성과 광역 집중이라는 모순을 동시에 품고 있다. 이름만 통합특별시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중앙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과세자주권 확보 및 보통교부세 정률제와 함께, 통합특별시 내부의 시·군·구로 재원과 사무를 동시에 이양하는 2단계 재정 분권이 전제돼야 한다.


부시장 공모 분야, 현행 조례 불일치

현재 논란이 되는 부분은 지방직 부시장 시민 추천제 과정에서의 조례 위반 및 독단적 행정 여부다. 추천 과정에서 제시된 부시장 후보 공모 분야가 현행 조례에 규정된 직위와 업무 분야가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존 조례에 따르면 부시장의 업무에 따르면 문화 산업과 경제 농림 분야로 나눠 공모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시민 추천제에서는 조례에 맞지 않게 산업·일자리·경제·노동·첨단·주력산업과 시민주권·청년 인구정책·보건복지·양성 평등의 두 가지 분야로 후보를 추천받았다. 

행정은 법적 근거인 조례를 준수해야 한다. 부시장 후보자가 자신의 정확한 직무 범위와 역할을 숙지하고 지원해야 함에도 처음부터 조례와 다른 기준으로 공모를 진행하는 것은 적절한 인재를 뽑지 못하고 행정의 신뢰도를 낮춘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이런 과정에서 통합특별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받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통합특별시의회는 “공모 이후 조례 개정에 의회가 허락할지도 알 수 없을뿐더러 이런 기준 규정과 맞지 않은 과정은 이후 생길 수 있는 절차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통합된 두 지역의 3개 청사 기능 분산

지난달 14일 광주특별시는 첫 조직 개편안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조직개편 절차에 들어갔다. 시는 청사를 ▲광주청사 ▲무안청사 ▲ 동부청사에 여러 기능을 나눠 진행할 예정이다. 각각 ▲정무·기획· 정책 기관 ▲재정·균형발전·농수산·광역행정 기관 ▲산업·투자 기관 중심으로 배치한다. 어느 한 곳에 몰리는 것이 아니라 각 청사에 기능별 책임을 나누는 방법으로 하기로 했다. 

또한 시장 직속 기구로 반도체 실을 신설해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전담하며, 시정상황실과 투자 기구 설립추진단을 함께 배치할 예정이다. 이는 ▲첨단 ▲ AI ▲에너지로 나뉜 산업 분야를 반도체 중심으로 통일하려는 취지다. 

또한 공공기관이전으로 45개 기관 유치를 추진 중이다. 현재 공개가 된 자료를 기준으로, 이전이 확정된 기관들은 없으며 ▲첨단 ▲AI ▲에너지 분야의 기업을 이전할 계획이고 자료에 제시된 기관들은 희망 추진 대상이다. 국토교통부는 2027년부터 선도기관 이전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작부터 난관이 많은 통합,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

전국 최초의 광역행정 통합이자,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라는 위기 극복을 위해 시작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그러나 첫 취지와는 달리 수많은 구조적 문제와 마찰음을 내고 있다. ▲정부의 순수 국고 지원 확정 ▲과세자주권 확보 및 기초지자체로의 2단계 재정 분권 ▲조례 준수와 절차적 정당성 회복 ▲청사 분산과 공공기관 유치 등을 해결해야 한다. 외형적 통합이 아닌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현실적인 지방자치를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왕태운 기자

xodns0607@chosun.ac.kr


신혜진 기자

tlsgpwls123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