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기획] 안전한 생리대는 없는 지금
조대신문
202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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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생리대는 없는 지금 여성이라면 태어나 단 한 번도 생리대를 써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린 나이라면 초등학생 때부터 평균 폐경 나이인 49.7세까지 몇십 년 동안 한 달의 1주일간은 생리대를 사용해야 한다. 12주, 3달, 1년 중 1/4을 생리대와 함께하는 것이다. 면 생리대, 탐폰, 생리컵 등 생리를 처리할 방법은 일회용 생리대 말고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일회용 생리대가 가장 대중적이며 가장 쉽게 구할 수 있고 외출을 할 때도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우려는 현실로,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생리대는 없다” 책임은 한 곳이 아닌 모두에게 양채린기자
생리대 파문, 여성의 건강은 대체 누가 지켜주나요?
하지만 지난달, 현재 판매되고 있는 생리대 중 ‘깨끗한 나라’의 ‘릴리안’이라는 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이 발견된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이에 많은 소비자의 질타를 받게 됐고 결국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전 제품에 대해 환불절차를 진행하게 됐다.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의 시작
시작은 각종 여성 커뮤니티들부터 시작됐다. 많은 여성이 생리와 관련한 문제들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그들의 공통점이 릴리안 생리대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시작됐다.
이에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연구팀이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을 진행했다. 이 시험은 생리대가 체온인 36.5°C의 환경에서 어떤 화학물질을 방출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험을 통해 ‘TVOC(총휘발성유기화합물)'rk 검출됐다. TVOC란 대기 중에 휘발돼 악취나 오존을 발생시키는 탄산수소화합물을 일컫는 말로, 피부 접촉이나 호흡기 흡입을 통해 신경계에 장애를 일으키는 발암물질이다. 이 종류로는 벤젠, 톨루엔, 자일렌, 스티렌 등이 있다. 이 물질들이 호흡기를 통해서 인체에 들어오게 되면 백혈병, 구토, 의식 불명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릴리안 파문을 시작으로 이 실험에 대한 문제들이 제기됐다. 릴리안에 대해서만 실험을 한 것이 아닌 다른 생리대들도 조사했으나, 릴리안에 대해서만 공개가 된 것인지도 의문으로 남았다. 또한, 이렇게 까지 심각한 일이었으나 식약처 규정에 TVOC와 관련한 규정이 없었다는 점도 문제이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생리대에서 나온 유해물질이 얼마만큼 사용해야 어떤 치명적인 결과를 가지고 오는지에 대한 역학조사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릴리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 것이 공개되자마자 절대 릴리안만 그럴 수 없다는 사람들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릴리안과 함께 검사를 진행했던 모든 업체에서도 유해물질이 발견됐다. 오히려 릴리안을 뛰어넘는 발암물질로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생리대 점유율 1위업체인 유한킴벌리(좋은 느낌)에서는 1군 발암물질인 벤젠과 트리클로로에틸렌이 검출됐다. 특히나 벤젠은 생식독성 물질로 태아와 생식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생리대 판매량의 대부분은 대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대형업체 3곳이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들은 한 달에 일주일 이상은 반드시 생리대를 사용해야한다. 또한 생리가 정확하게 몇 시에 시작하는지 알아챌 수 없다. 따라서 대부분의 여성들은 소량도 아닌 대량을 대형마트나 인터넷에서 미리 구비해 사용하고 있다. 집에서 처리해야 하는 경우는 아주 다행인 경우이다. 밖에서 활동하는 도중에 급작스레 생리를 한다면 편의점 또는 가까운 자판기에서 생리대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구하는 경우 대부분은 대형업체에서 생산된 것들이다. 즉, 아주 가까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생리대는 모두 유해물질로 가득한 것이다.
현재 유해물질 생리대 리스트에 이름을 올라간 생리대는 10종이다. 10종을 조사한 결과 10종에서 유해물질이 발견된 것으로, 아직 전수조사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생리대를 아예 제외하고 면 생리대, 생리컵 사용만이 유해물질과 멀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SNS와 여성 커뮤니티에서 여성들이 겪었던 부작용은 생리양의 감소 또는 불규칙성에 대한 것이었다. 릴리안 제조사 측에서 이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자신들의 생리대는 흡수력이 좋아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고 생리양의 감소와 관련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생리대를 만드는 사람이 어떻게 여성의 몸에 이렇게 무지할 수 있나며 질타를 받게 됐다. 곧이어 릴리안 측은 환불절차를 진행한다는 사과문과 함께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환불 접수를 받았다. 하지만 온라인 공식몰 소비자가 기준이라며 내놓은 환불 금액이 이해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몇 십 개를 환불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작 몇천 원의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샀던 가격은 이 정도가 아니라며 소비자들은 비난했다. 언제 어디에서 사느냐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로 다르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온라인 공식 몰 가격에 맞춰 내놓은 기준에 소비자들은 동의할 수 없다.
릴리안은 공식적으로 환불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다른 업체들은 더 문제이다. 이번 일들에 대한 환불과 같은 조치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홈페이지를 찾아가 보면 이런 논란들이 있지만 본인들은 식약처 기준을 다 지켰으며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명하는 글만 있을 뿐이다. 대체할만한 제품이나 개선된 생리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생리대는 여성들의 생필품이다. 하루빨리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당당하게 팔 수 있는 생리대를 내놓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아쉬울 뿐이다.
생리대 제조업체만이 아닌 우리나라 식약처 또한 문제가 있다. TVOC는 검사 항목에 없다. ‘색소, 산 알칼리, 형광증백제, 포름알데히드’기준에만 충족하면 허가를 하게 돼 있다. 정작 필요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몇 십년간 안전하지도 않은 생리대가 허가를 쉽게 받을 수 있었다. 안전성과 유효성 검사를 마친 제품은 1082개의 제품 중 고작 4개정도(약 0.4%)라고 한다. 일회용품이지만 인체에 닿게 되는 물질에 대한 안전조사가 이 정도 수준인 것은 분명 식약처의 문제이다.
생리대 파문을 기점으로 생필품 해외 직구가 190%나 증가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생리대로부터 안전한 해외 생리대를 찾기 위해, 이번을 기점으로 아예 생리컵으로 바꾸는 사람들도 증가했다. 하지만, 한계가 있어 현재로서는 장기적으로 공급이 이뤄지기는 힘들다고 한다. 또한, 깨끗한 나라를 상대로 집단소송도 진행되고 있지만, 이 소송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지는 않다. 역학조사와 같은 제대로 된 연구결과가 존재하지 않아 부작용이 생리대 때문이라고 주장을 할 수 없으며, 판매업체 또한 이런 물질들로 인해 생기게 되는 부작용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얼마 있으면 다가올 그 날이 두렵기만 하다. 대비를 위해 샀던 생리대는 모두 유해물질 생리대 리스트에 포함됐던 제품뿐이다. 부디 이번 일로 시작된 생리대 안전성 문제가 이대로 묻히지 않기를 바란다.
chaelin956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