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인사이드] 안전하려면 먼저 불편해야 합니다

조대신문

202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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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현대인은 안전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지만, 사고는 항상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발생하는 것만은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한 배계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기술이사는, 우리가 위험에 대해 갖는 불안감, 행동에 대한 불편함은 사고 예방의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2017년 제천 목욕탕 사고 당시, 불법주차된 차량 때문에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구조가 지연되는 사태가 있었다. 그러나 참사 이후 불과 나흘 만에 해당 거리는 불법주차된 차량으로 뒤덮였다. 안전에 대한 의식 여부를 떠나, 결국 ‘불편함‘을 감수하기 싫은 심리가 안전보다 우선순위가 된 것이다. 가령, 사람들이 음주운전을 하거나 안전벨트를 매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우리가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으면, 사고는 절대로 예방할 수 없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일반인들이 본격적으로 안전에 관심을 가진 것은 산업 혁명 시기다. 전기, 화학과 같은 새로운 에너지가 등장함에 따라 이전과는 다른 사고의 양상이 나타났고, 기술과 에너지를 통제하기 위한 ‘안전 기술‘의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기술적 안전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었다. 기술 책임자인 사람의 실수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는 대처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기술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인적 자원을 검토하는 ’인적 요소 시대‘가 도래했지만, 이 시기는 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조직·시스템의 문제를 새로운 사고의 원인으로 규정하게 되는 계기가 된 1986년 7명의 사망자를 낸 챌린저 호 사고는 기업이 이윤과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 안전을 무시하는 상황에서 빚어졌다. 사고의 발생 원인은 기술과 인적 요소뿐 아니라, 조직 차원의 문제까지 고루 작용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보통 매스컴에서 사고를 보도할 때,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인재’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그러나 이는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해 갈등을 해소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우리는 사고 원인에 대한 시각을 완전히 바꿀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실수에 대한 결과가 드러나지 않으면, 실수를 기억하지 않는다. 그것은 곧 불감증으로 이어진다. 기상 현상과 같이 차마 예측하지 못했던 외적 환경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기업 내부의 조직 문화가 안전을 경시하는 의사결정을 할 때도 있다.


이처럼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무사고‘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무사고‘가 가능하다고 접근하는 것은 곧 위험을 찾아서 고친다는 의미지만, 위험은 우리 눈에 쉽사리 드러나지 않는다.


결론은, 현대 안전관리의 핵심은 안전사고에 대한 기억을 꾸준히 상기하는 것이다. 현대인들이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꾸준히 위험에 대한 불안감과 불편함을 유지하는 태도를 가져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박승규 수습기자

snowstar00@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