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인을 만나다] 약자의 편에 선 재판관에서 법 윤리 의식과 공정함을 갖춘 이사장으로
조대신문
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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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의 편에 선 재판관에서 법 윤리 의식과 공정함을 갖춘 이사장으로
김이수 이사장

지난 1일 교육부가 우리 대학 정이사 9명의 취임을 승인하면서 우리 대학은 3년 만에 정이사 체제로 복귀했다. 2년 7개월의 임시이사 체재에서 벗어나 다시 대학 정상화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그리고 제3기 이사회 첫 번째 회의에서 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김이수 전 헌법재판관이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혼란스러운 상황을 타개하고 대학을 정상화의 길로 이끌 신임 김이수 이사장, 그리고 오랫동안 헌법을 곁에 두고 일해 온 김이수 전 헌법재판관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사장으로 선출된 후 조대신문과의 첫 만남인데, 학생들에게 인사 부탁드린다.
= 학생회 간부들과는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학교 언론사와의 만남은 처음이다. 먼저 교직원들이나 학생들과 같은 중요한 학교 구성원들과 만날 기회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7월 3일부터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전임 이사장과 민 총장께서 권유해주셨고, 교육부가 이사회에 추천해 이사가 됐다. 첫 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돼서 조선대와 인연을 맺게 됐다.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 대학 학생들과 폭넓은 소통을 하고 싶다.
뉴스를 통해 이사회와 관련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이사회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서는 일반 학생들이 잘 모른다. 이사회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린다.
= 법인이 설립한 학교의 경영과 관련해 중요한 사항들을 결정하는 곳이 이사회이다. 이사회는 우리나라 교육의 근본이념과 우리 대학의 건학이념에 입각하여 학술연구와 교수 및 사회봉사를 통해 국가와 인류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 지식인의 양성을 목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도 학교의 발전을 위해 이사회와 학교 구성원 간의 건강한 관계를 위해 노력해주면 좋겠다.
전 헌법재판관이라는 이력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재판관의 공정한 눈으로 앞으로 우리 대학 이사회를 어떻게 이끄실 계획인지 궁금하다.
= 법조인으로서 오래 생활했다고 해서 그 경력이 이사장 활동에 도움을 줄지는 의문이다. 헌법재판을 하면서 국가 전체를 이끌어가기 위해 법과 원칙을 공정하게 적용한 과정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교육 분야에도 사립학교법, 고등교육법 등 다양한 기본 원칙들이 있다. 그 외에도 학교 법인의 규정들이 있는데, 이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규정들이 불합리할 때는 고칠 필요가 있다. 재판이라는 것은 이익 간의 갈등을 공정한 입장에서 처리하는 것이다. 법조인의 경험을 살려 학교 구성원들 간에 생각이 다르거나 충돌이 생길 때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고 어떤 것이 가장 좋은 방향인지 충분히 논의하며 최선의 결론을 낼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 전반적으로 학교 교육이 달라질 것이라고들 말한다. 좋은 교육을 위해 앞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 우리 대학 학생들도 코로나19 때문에 1학기를 거의 비대면 수업으로 보냈다. 코로나 이후의 교육은 전 세계 대학이 직면한 문제이자 앞으로 우리가 새로운 교육 시스템에 대해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시대를 기점으로 비대면 강의를 제작하는 시설이나 강의 질 향상을 위한 온라인 콘텐츠 제작에 학교 안팎이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단계적인 성장을 통해 비대면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대학도 학생들이 2학기에 전 학기보다 좋아진 강의를 만날 수 있도록 학교 구성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대학의 미래, 특히 지방 사립대학의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많다. 이와 관련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 조선대학교는 1946년 민립대학으로 설립돼 지방 명문사학으로 발전해왔다. 학교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충실한 재정적 기반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우리 대학은 학령인구의 감소와 장기간의 등록금 동결로 인해 재정적 불균형을 겪고 있다. 이런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영형 사립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학교 구성원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우리 대학의 발전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공영형 사립대 전환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우리 대학뿐 아니라 대부분의 지방 사립대가 겪고 있는 학생 모집의 어려움과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인 청년 실업과 취업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약자의 보호를 위한 판결을 많이 내리신 것으로 유명하다. 혹시 가장 기억에 남는 판결이 있다면?
= 서울고등법원에서 판사로 근무할 때 내린 판결 하나가 기억에 남는다. 그 당시 전철역에서 한 장애인이 전동 휠체어를 타고 리프트를 이용하다가 기계 결함으로 인해 낙상 사고를 당했다. 교통약자를 위한 보조 장치의 결함에 대한 책임은 국가와 도시철도공사에 있다고 생각해서 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이 사건 이후에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2005년 제정됐다.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판결이 약자를 위한 법을 만들고,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사회적 약자’의 반대인 ‘비정한 강자’나 ‘무자비한 강자’를 견제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소수자를 보호하는 헌법과 법원의 재판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수를 위한 정책 속에서 소수자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고 언론은 강한 자의 말만을 대변하고 있다. 자기 의견이 약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
헌법을 오래 곁에 두고 일한 사람으로서 가장 좋아하는 헌법 조항과 그 이유가 궁금하다.
=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는 조항을 가장 좋아하고 그 조항이 우리나라 헌법의 정신을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국가 권력에 인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명확히 나타내고 있다. 이 조항이 헌법이 추구해야 할 최종적인 목표인 셈이다.
취미가 마라톤이라고 들었는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난 후에 혹시 조선대학교 전 구성원이 참여하는 이사장배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 마라톤은 50살의 늦은 나이에 시작했다. 막연하게 장거리 달리기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아내가 먼저 마라톤을 하는 걸 보면서 ‘저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다른 운동을 안 하는 와중에 운동 종목 하나를 취미로 두면 좋을 것 같아서 늦은 나이에도 취미로 마라톤을 하고 있다. 마라톤 풀코스(약 42km)를 19번 완주했다. 하프 코스(약 21km) 완주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했다. 내가 여태껏 가장 잘한 활동을 꼽으라면 마라톤을 시작한 것을 꼽을 것 같다. 긴 시간 체력이 필요한 운동이기 때문에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계획이 중요하다. 이런 계획을 짜는 습관이 장기적으로 인생에 큰 훈련이 되는 것 같다.
조선대는 캠퍼스 내에서도 좋은 마라톤 코스를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직접 추진하기까지는 무리가 있겠지만 만약 학교 내에서 마라톤 대회가 개최된다면 보스턴 마라톤 대회 때 입은 옷이나 평소 아끼는 애장품을 상품으로 걸고 오랜만에 학생들과 함께 뛰고 싶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시기에 대학 생활을 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대학 4년은 교수님들로부터 받은 지식으로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를 배우고 스스로 고민하며 동료들과 인생을 준비하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다. 이런 중요한 대학 시절에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입생은 동기들과 만날 기회조차 없고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앞날이 불투명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학교가 제공하는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받아들이고 자발적인 학습을 하면 좋겠다. 앞으로는 혼자 학습하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이런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 책을 읽고 자기 생각을 발전시키는 훈련을 꾸준히 하길 바란다. 혼자 보내는 시간을 잘 활용해 이런 힘든 시기에도 각자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란 듯이 꽃피우면 좋겠다.
허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