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사회부 기획] 코로나19 탓에 더욱 심각해지는 취업난과 청년의 우울
조대신문
2020-10-05
20
코로나19 탓에 더욱 심각해지는 취업난과 청년의 우울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20대 성인남녀 4,45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블루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출처=뉴시스)
코로나 블루 :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
코로나 우울 이겨내기 위해 “집에서 할 수 있는 조금은 새롭고 특별한 취미생활 만들어야”
모든 청년이 취업난 겪는 상황,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자기계발에 더 힘써야 할 때”
길었던 장마와 추석 연휴가 지나고 어느덧 완연한 가을이 됐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아직 지나가지 않았다.
작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지난 2월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사람들은 코로나19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8개월이 지난 지금도 정부와 지자체는 ‘나’를 지키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권장하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감염병 관련 정보와 뉴스에 귀 기울이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은 변했고 우리는 점차 새로운 일상에 적응하게 됐다.
사회에 만연한 코로나 우울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속에서 바뀐일상을 체념한 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전에는 없던 실업이나 임금 체불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서 많은 사람이 우울감과 무기력증을 느끼고 있다. 요즘 여러 매체를 통해 심심찮게 들리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을 합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만 봐도 사람들이 그리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무르면서 생기는 답답함 ▲자신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 ▲작은 증상에도 코로나19가 아닐까 걱정하는 두려움 ▲활동 제약이 계속되면서 느끼는 무기력감 ▲감염병 관련 정보와 뉴스에 대한 과도한 집착 ▲주변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 증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대한 맹신 등이 ‘코로나 우울’에 해당한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알바콜은 지난달 9일부터 14일까지 성인남녀 54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우울에 대한 조사를 시행했다. 조사 결과 코로나 우울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72%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3일, 이용호 의원이 보건복지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서도 이 같은 상황을 실감할 수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용호 의원에 따르면 전 연령대의 우울증 환자 수가 2016년 64만 3,137명에서 지난해 79만 8,427명, 지난 4월 50만 349명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그 중 20대 우울증 환자는 2016년 6만 5,104명, 2017년 7만 7,433명, 2018년 9만 9,764명, 2019년 12만 1,042명으로 4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의원은 “지난 4월 기준 국내 연령별 인구수가 20대 680만 명, 30대 700만 명, 40대 840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20대의 우울증 환자 분포가 더 높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이 겪는 코로나 우울과 저마다의 극복 방법
조대신문은 청년들이 겪는 코로나 우울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우리 대학 학우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조사는 3일 동안 진행됐으며 총 27명이 참여했다. 참여한 27명의 학우 가운데 20명이 코로나 우울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외출 자제로 인한 답답함’(13명),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줄어든 대인관계’(5명), ‘좁아진 취업문·코로나 취업난’(2명) 등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행정복지학부 A 학우는 “원래 활발한 성격인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노래방에도 못가고 심지어 밖에 거의 나갈 수 없어서 어느 순간 자해를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우울증을 겪었다”면서 “하지만 우울한 생각이 들 때마다 애인에게 전화를 걸어 수다를 떨거나 피아노, 홈 카페 등 집안에서의 취미를 만들어가며 극복했다”고 말했다. A 학우는 일기를 꾸준히 쓰면서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를 통해 자신에게만 우울함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고 스스로 계속 되뇌는 등 변화한 일상에서 오는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간호학과 B 학우는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만들기 세트를 구입하고 있다”면서 “미니어처 만드는 걸 시작으로 레진아트, 반지 만들기, 피포 페인팅, 보석십자수, 비누 만들기 등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인터넷으로 구입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뭔가를 만드는 것에 흥미가 있는 사람들이 하면 좋을 것 같고, 덤으로 우울한 기분도 풀어주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B 학우는 덧붙였다.
얼어붙은 경기에 코로나19 구인·취업난까지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지난달 21일 신입 구직자 1,148명을 대상으로 2020년도 하반기 구직활동 현황을 조사해 발표했다. 조사 결과 ‘하반기 구직을 포기했다’고 답한 구직자가 전체의 15.2%였다. 신입 구직자들은 구직을 포기한 이유가 ‘코로나19 사태로 구직시장 경기가 좋지 않아서’(63.8%)라고 가장 많이 답했고, ‘취업이 막막하고 어렵다고 느껴져서(22.4%)’, ‘계속된 서류·면접 전형 탈락으로 자신감이 떨어져서(12.1%)’라고도 답했다.
코로나 우울에 관한 질문과 함께 학우들에게 코로나19 확산 이후 취업 준비, 아르바이트를 하며 겪은 경험담에 대해 물었다. 설문에 참여한 자유전공학부 C 학우는 “올해부터 아르바이트를 다양하게 경험해보고 싶었지만, 학교의 확실하지 않은 개강일 안내로 지원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의 수가 적었다”며 “그 후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19의 확산에 불안함을 느껴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는 데 소극적이게 됐다”고 말했다.
행정복지학부 D 학우는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르바이트 구직에 뛰어든 것 같다”며 “나 역시 여러 군데 지원을 했지만 수없이 탈락했고, 우여곡절 끝에 붙긴했지만 합격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학우들에게 코로나19 이후, 미래를 위해 자신이 하고 있는 노력들에 대해 물었다. 아르바이트도 하나의 사회 생활이라고 생각하며 아르바이트를 계속하고자 하는 학우, 자신이 도전할 수 있는 공모전 날짜를 달력에 표기해가며 공모전을 준비하는 학우, 학교의 취업 프로그램과 언택트 직무박람회 같은 비교과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우, 그리고 여러 자격증 공부를 하며 자기계발에 열중하는 학우 등 자신의 앞날을 열심히 가꿔나가고자 하는 청년들이 있었다.
막연한 미래에 끝없는 한숨이 나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생활 방역뿐만 아니라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마음의 방역에도 신경을 쓰면서 다가오는 앞날을 준비했으면 한다.
코로나19로 ‘나’를 포함한 작은 사회가 멈추고 희미해 보이더라도, 쉬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면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가도 괜찮을 것 같다.
최윤진 기자
ch21055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