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부속고등학교는 내 질풍노도의 시기를 함께한 곳이고, 조선대학교에선국어국문학도가 되어 문학적 열정을 피웠다. 조선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교사로 진로를 선택한 후 어학을 전공하고, 국어교육과 조교 3년을 거쳐, 교원자격증을 받았다. 나에게 조선대학교는 청소년기와 청년기 삶의 터전이고 울타리이다.
서른 살에 고등학교 국어교사가 된 이래 줄곧 고3 담임을 맡았다. 고3 담임을 하다 보니 조선대학교는 또 내 가까이에 있었다. 수험생들이 진학해야 할 주요 대학 중 하나가 조선대학교였기 때문이다. 조선대학교에서의 나름 열정적인 활동 덕분에 나를 기억해주는 조선대학교 입학처 직원 선생님들과 친밀하게 소통했고, 진학지도에 대한 도움도 많이 받았다. 학교에서는 ‘조선대는 정훈탁을 통하라’는 말도 잠깐 있었을 정도다.
15년 가까이 고3 진학을 담당하면서 조선대학교의 부침(浮沈)도 목격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민립대학인 조선대학교는 언제나 당당했고, 동문들에게는 자부심과 자긍심이 큰 대학이다. 그런데 조선대학교는 교육부 주관 ‘2018년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자율개선대학’에 들지 못해 ‘역량강화대학’으로 분류되어 정원 감축 권고를 받았다. 충격적이었고, 동문으로서, 진학 담당자로서 혼돈스러웠다. 고3 학생들에게 조선대학교는 어느 순간부터 인지도가 내려가고, 먼저 선택하는 대학이 아니라 차선의 대학이 되었다. 조선대학교 동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나에게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는 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진학팀에서 지금까지 진학업무를 맡고 있으며, 조선대학교는 또다시 업무와 밀접한 대학이 됐다.
최근 학교 현장은 크게 변하고 있다. 전통적인 학력관과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특히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전면 도입되고, 고교학점제가 시행되고 있다. 학생 중심 선택형 교육과정을 통한 학생참여형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가 이루어지고, 학교생활기록부에 이 과정이 기록되고 있다. 대학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여 선도적으로, 능동적으로 변해야 한다.
많은 대학들이 학생 중심 수요자 맞춤형 대학으로 고강도의 변화와 혁신을 준비할 때, 조선대학교는 전면적인 변화와 혁신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최근 조선대학교에서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최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대학혁신 지원사업 1차년 평가에서 조선대는 최우수 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특히, 조선대학교 입학처는 학생 중심 수요자 맞춤형 입시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연구와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전남교육청 및 현장 교사들과 연계하여 미래전공을 설계하고, 전문입학사정관을 통한 학생부종합전형도 내실 있게 준비하고 있다.
조선대학교 홈페이지를 보면 대학소개에 ‘우리나라 최초의 민립 대학, 비전과 희망을 선도하는 조선대학교’라고 되어 있다. 조선대학교의 역사와 전통, 현재 지향해야 할 미래가 오롯이 담겨 있다.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천적인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학 구성원 모두가 의지를 모아야 할 때이다. ‘끓는 땀 부어서 일일이 다진 터’ 민족 조선대학교의 발걸음에 동행할 것을 약속하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