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채양기 동문이 지난 5월 19일 금호타이어 관리총괄사장으로 취임했다. 채양기 동문은 197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외자부와 할부관리부 등에서 일하다 1999년 재무관리실장(이사 대우), 현대카드 부사장, 2005년 현대차 기획관리본부장을 거쳐 같은 해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현대오토넷 인수와 현대글로비스 상장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주도해 경영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채 신임 사장이 금호타이어와 연을 맺은 것은 2018년 7월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다. 금호타이어는 재무·회계 분야에서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채 동문을 관리총괄 사장으로 선임했다. 채양기 동문은 자신을 ‘뼛속까지 조선인’이라고 불렀다. 조선대학교부속중학교, 조선대학교부속고등학교를 거쳐, 조선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표 ‘경영전문가’, 채양기 동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금호타이어의 관리총괄 사장으로 선임되셨습니다. 2018년부터 금호타이어 사외이사로 활동하시는 등 금호타이어에 대한 애정이 깊다고 들었습니다. 신임 사장으로서의 포부를 들을 수 있을까요?
금호타이어는 광주의 지역경제를 이끌고 있는 큰 축입니다. 광주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베트남, 중국, 유럽, 남미 등 전 세계에 8개 타이어 생산 공장, 9개 법인, 12개 해외지사를 두고 있습니다. 국내 직원만 약 4770여 명에 이릅니다. 저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상품 개발 등을 통해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금호타이어의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 올리겠습니다. 세계시장에서 금호타이어의 품질과 기술력을 확실히 각인시켜 브랜드 강화에 힘쓰고자 합니다.
대학생활과 청년시절이 궁금합니다. 법학 전공인 법 계열로 진출하지 않고 일반 기업에 취직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학시절 법학과를 수석으로 입학해서 장학금을 받기 위해 전공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학군단에 소속되어 있었고, 해군에서 법무장교로도 복무했습니다. 전공을 생각하면 사법고시를 준비했어야 했죠. 하지만 합격한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소모해야 하는 시간과 공력이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비효율적인 일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다른 길을 고민했습니다. 당시에는 기업 채용에서 학사장교 출신들이 우대를 받았습니다. 대기업 취업으로 방향을 잡고 현대자동차 공채에 도전해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생활에서 돋보이기 위해선 회사의 문제를 나서서 해결하는 능동적인 자세가 중요합니다. 저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합니다. 대신 저는 회사에서 발생하는 어렵고 힘든 문제를 먼저 나서서 해결해 왔습니다. 소위 엘리트라고 불리는 직원들 틈에서 상사의 눈에 띄기 위한 차별화 및 생존 방식이있던 것이죠. 성과를 낼 때마다 회사에서는 호평을 해 주었고, 감사하게도 비교적 일찍 중책을 맡게 되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며 어려움을 딛고 큰 성과를 냈던 대표 경험이나 사례를 말씀해 주신다면?
신입사원 시절 자동차 판매 실적에서 전체 3위를 해서 회사로부터 미국여행 보상을 받았습니다. 당시 영업부서가 아닌 관리부서에도 어느 정도의 판매실적을 요구하던 때였는데, 관리부서 직원이라 고객 관리도 안 되어서 처음에는 힘들었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고객들과 부딪혀보니, 고민하는 분들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기지가 생기더군요. 영업사원이 아니지만 영업능력을 갖게 된 것이죠. 어려운 일이라도 끈기 있게 밀고 나가면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과정이 버겁더라도 어느 순간 돌아보면 성과가 눈앞에 와 있습니다.
기업의 임원으로서 취업을 준비하는 조선대학교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
회사에서 3년 동안 채용 면접위원장으로 활동했습니다. 요즘 면접을 위해 학원까지 다닌다고 들었습니다. 면접위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일시적으로 자신을 꾸며서 표현하는 사람들은 다 보입니다. 답변에 깊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럴때면 갖은 고생으로 면접까지 올라온 분들에게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대학시절에 학업에 열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화의 기술도 익혀 놓아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적절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법을 연습해야 합니다. 평소에 생각과 사상은 독서로 채우고 대화하는 방법은 토론을 통해 배워나가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