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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교 74주년 기념 공모전 최우수상 > 아빠의 청춘 ‘조선대학교 고전기타아 합주단’
총관리자
202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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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74주년 기념 소/식/지/콘/텐/츠/공/모/전 그 시절 조선대학교 이야기
개교 74주년 기념
소/식/지/콘/텐/츠/공/모/전
그 시절 조선대학교 이야기
최우수작
아빠의 청춘
‘조선대학교 고전기타아 합주단’
20학번 심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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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아빠의 청춘은 언제였어?”
“라떼는 말이야~ 할 때는 하고! 놀 때 열심히 논 대학생 때가 청춘이었지!”
저희 아빠는 조선대학교 82학번 졸업생입니다.
그 후 38년 뒤에 자신의 딸이 조선대에 입학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아빠가 다녔던 대학교에 제가 다닐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아빠는 저에게 대학시절 이야기를 잘 안 해주셔서 아빠의 대학생활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2월 달에 자취방을 구하기 위해 학교 근처에 왔을 때,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자신의 대학시절을 추억하시면서
저에게 ‘라떼는 말이야~’를 시전하셨습니다. 그때 맛 본 ‘라떼’는 달콤해서 더 큰 대학생활의 기대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저희 아빠의 추억의 ‘라떼’를 한번 맛보러 가 볼까요?
1982년 봄, 조선대에 입학한 새내기 시절 저희 아빠는 ‘고전기타아 합주단’이라는 동아리에 가입했습니다.
학창시절 때도 기타를 하셔서 그 영향으로 대학생 때도 기타와 관련된 동아리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지금의 학생회관이 도서관이었고 동아리방은 본관 맨위층에 있어서
동아리방과 본관 앞 나무 그늘에서 기타 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1년에 2번씩 ‘고전기타아 정기 연주회’도 하고
신입생을 위한 ‘고전 기타아 연주회’도 하며 공연도 자주 했습니다.
또 광주KBS에서 동아리를 탐방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시청자들을 위해 기타를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재밌게 대학 생활을 하던 어느 날, 시내 공연장에서 공연을 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 어떤 여성 분이 저희 아빠에게 기타 연주가 너무 멋있다고 하면서 꽃다발을 줬습니다.
그 여성 분은 같은 학교 학생은 아니었지만 알고 보니 같은 여수 출신이었던 것입니다.
기타로 이어진 여성 분과는 그 뒤로 계속 연락하며 지내다가 지금의 제가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고전기타아 합주단은 없어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저희 아빠는 현재 밴드에서 기타를 맡아 아직도 추억을 손으로 연주하고 계십니다.
만약 저희 아빠가 조선대를 다니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겠죠?
저는 본관 앞에 있는 나무 그늘을 보면서 저희 아빠의 추억에 저도 들어가 상상하곤 합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 생각 없는 나무 그늘일 수도 있지만
저희 아빠에게는 추억의 그늘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아직 제대로 된 학교생활을 하지 못하여 조선대의 추억이 없지만
코로나가 지나가고 나면 저만의 추억의 그늘이 생겨 나중에 그늘에 숨어 대학 생활을 추억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