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즐기자. 미련 없이, 후회 없이.”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리바운드’의 실제 주인공 강양현 조선대 농구부 감독의 대사이다.
영화는 이 대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흥행하며 인기몰이했다.
영화는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서 먼저 화제가 됐다. 이후 강 감독의 실제 이야기를 극화했다는 소식이 다시 한 번 관객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농구선수 출신 공익근무요원 ‘강양현’은 우연한 기회에 모교인 부산중앙고의 신임 코치로 발탁된다. 힘들게 선수진을 꾸려 전국대회에 도전하지만, 고교 농구 최강인 용산고를 상대로 몰수패라는 치욕스러운 결과를 맞는다. 농구부 해체까지 논의되는 상황에서 전의를 다진 양현, 또 한 번 비상하고자 다시 선수들을 모은다. 영화는 최약체로 평가되던 부산중앙고가 2012년 단 여섯 명의 멤버로 전국대회 4강에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킨 ‘사건’을 다룬 스포츠 드라마이다.
강 감독은 “영화가 탄탄한 스토리, 탁월한 캐스팅 등 흥행 요소를 모두 갖춰서 많이 봐주신 것 같다”며 “기대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봐주셔서 기쁘다”고 말했다. “영화 속 내용은 부산 중앙고등학교 코치로 있던 8년 정도의 시간이 압축된 거예요. 선수들이 근성도 있고, 승리욕도 있었죠. 그래서 자신감을 북돋고 집중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어요. 선수들과 호흡이 잘 맞아서 좋은 결과를 냈던 것 같습니다.
특히 가장 눈에 밟혔던 선수인 허재윤 선수가 어느 인터뷰에서 이 시기에 대해 ‘밋밋한 내 인생에 활력소가 되어줬다’고 했는데 참 고맙더라고요.” 그는 “조선대에서 ‘리바운드 2’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즐거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더 잘하고 싶죠. 특히 현재 제가 이끄는 조선대팀이 집중해 준다면 2012년 중앙고의 영광보다 더 큰 결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모교 중앙고 감독을 지낸 그는 조선대 학부를 거쳐 동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중앙고와 마찬가지로 조선대 농구부도 위기를 겪고 있다. 2019년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전국체전에서 동국대를 꺾고 동메달을 딴 후 이렇다 할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실력 있는 선수들은 대부분 서울로 가고 지방대학에는 안 오려고 해요. 기량 있는 선수들을 데려오는 데 문제가 많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보려고 합니다. 언젠가는 꼭 이길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조선대를 배경으로 한 ‘리바운드 2’도 만들어질 수 있겠죠”
그는 농구 꿈나무들에게도 한마디 했다. “농구를 사랑하고 좋아해야 즐겁게 잘할 수 있어요. 그렇게 한 뼘씩 성장하다 보면 더 재미있고요.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장항준 감독과 권성휘, 김은희 작가 등이 참여한 영화 ‘리바운드’는 지난 4월 개봉, 누적 관객 수 69만 명을 기록했다. 안재홍이 신임 코치 양현으로 분하고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가 부산중앙고 농구부 선수들을 연기해 풋풋하고 청량한 청춘 케미를 선보였다. 실제 농구 경기 못지않은 박진감, 남녀노소 모두를 아우르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며 제25회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영화제 경쟁 섹션에서 관객상 중 하나인 실버 멀버리를 수상했다.